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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고등어의 눈물, 삼겹살의 비명…그리고 곰'

입력 2016-06-02 22:03 수정 2016-06-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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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가수 김창완 씨도 이 소식을 들었겠죠?

"고등어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

그래서 졸지에 고등어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되어버렸습니다.

환경부 발표대로라면 노래 < 어머니와 고등어 > 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그동안 엄청난 미세먼지를 풀풀 날리며 고등어를 구워왔다는 이야기.

애틋한 추억을 되살려 주던 그 노래는 엄청난 반전 드라마가 됐습니다.

"고등어의 눈물, 그리고 삼겹살의 비명"

가슴까지 갑갑한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정부는 무얼 하느냐는 원망이 그 하늘을 가득 채우자 당국은 범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중국 탓으로 미루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고등어와 삼겹살구이. 그리고 경유 차량.

이런 농담이 있었습니다. 산속으로 도망간 범인을 잡으러 경찰이 출동했는데 사흘 뒤 잡혀온 건 난데없는 곰 한 마리였다… 잡혀 온 그 곰은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지요.

범인을 못 잡은 경찰이 대신 곰을 잡아놓고선 네가 범인이라고 강압을 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는 씁쓸한 농담입니다.

그 곰이 지금은 고등어와 삼겹살이 된 셈 아닐까요?

그렇다면 고등어, 삼겹살 구워 먹지 않고 경유에 세금만 매기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인가…

"우리도 헷갈린다"

관계부처에서 보고를 받은 집권당 원내대표조차 이런 말을 했다 하니 아직 당국은 고등어와 삼겹살과 경유 차량을 빼고는 미세먼지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형편입니다.

하긴 가장 기초적인 미세먼지 예보조차 절반가량이 빗나갔을 정도이니까 원인도, 대책도 오리무중인 정부는 가장 손쉬운 무언가를 찾아 그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었는지도 모르지요.

진짜 범인 대신 곰을 잡은 경찰처럼 말입니다.

고등어와 삼겹살.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너무나 소박해서… 너무나 맛있어서… 사랑받은 죄.

전날 밤에 어머니의 맛있는 고등어구이를 상상하며 냉장고 문을 닫았을 그 아들은 다음 날 아침. 고등어를 먹을 수 있었을까요?

김창완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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