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종 승부 결과는 1대 4. 인간과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이 끝났습니다. 이세돌 9단에게 한번만 승리를 내주고 알파고가 결국 4번을 이겼는데요, 어제(15일) 5번째 대국은 그간의 대결 가운데 가장 치열했습니다.
먼저 팽팽했던 마지막 대국, 전영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집념의 승부 끝에 돌을 던진 이세돌 9단. 한동안 바둑판을 멍하니 바라보다 머리를 쥐었습니다.
5시간 280수에 걸친 대결.
컴퓨터 1200대가 돌아가는 것과 같다는 알파고도 처음으로 초읽기에 몰릴 정도로 팽팽했습니다.
초반엔 이세돌 9단의 우위였습니다.
집에서 뒤지면 실수를 거듭하는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한 이세돌 9단.
대국 초반 실리 위주의 전략이 적중합니다.
흑돌을 쥔 이세돌 9단은 집을 짓기 유리한 양소목 포석을 펼쳤는데, 우하귀 전투에서 앞서며 큰 집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판세가 앞서자 대국 중반 상변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인 수를 두며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우측으로 뻗지 않고 안전을 택한 79번째 수가 아쉬웠습니다.
결국 알파고는 우변에서 중앙까지 큰 집을 만들어 판세가 비슷해졌습니다.
다급해진 이세돌 9단은 좌하변에 뛰어들었지만, 큰 소득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기에서 격차를 좁혀갔지만, 결국 1집 반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오직 인간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바둑.
인간 최고수의 패배는 인공지능과 우리 삶의 공존이란 새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