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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보름 만에 '전두환 예방 논란'으로 리더십 '흔들'

입력 2016-09-09 12:52

향후 행보 주목…'취소'로 일단락됐지만 리더십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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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행보 주목…'취소'로 일단락됐지만 리더십 상처

추미애, 보름 만에 '전두환 예방 논란'으로 리더십 '흔들'


친문 세력의 절대적 지지를 업고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게 된 추미애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논란으로 당내 반발을 사며 취임 보름 만에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스스로를 '호남 며느리'를 자처한 추 대표가 호남 민심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행보를 펼치려 했다는 비판과, 다른 지도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방 일정을 정했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에선 김춘진 최고위원을 제외한 참석자 전원이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전 전 대통령을 야당 대표가 예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아울러 일부 의원들은 추 대표가 다른 지도부 구성원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정을 잡았다는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지도부가 아닌 당 구성원들의 비판도 속속 제기됐다.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나섰다. 송영길 의원은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찬탈, 내란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의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는 예방을 안 한다니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은 아니고, 대선을 위한 동진이나 국민화합 차원이라면 하필 전국민의 지탄을 받는 그분이 왜 먼저일까"라고 지적했다.

호남권의 반발도 거셌다. 광주 서을 지역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파렴치한 놈을 왜 만나느냐"며 "(전 전 대통령이) 아직 사과도 안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지역 더민주 소속 유일한 현역 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광주 정서를 고려했어야 한다"며 "전두환하고 통합한다고 통합이 되나, 추 대표가 전두환 집에 가서 설거지를 해주고 나와도 전두환 지지자들은 우리를 안 찍는다"고 힐난했다.

원내대표 호남특보인 김성주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죽은 독재자에게 예를 갖추는 것과 여전히 반성 않는 살아있는 독재자를 찾아가는 것은 전혀 다르다"며 "이건 유연도 아니고 화합도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전당대회에서 추 대표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반발심도 예사롭지 않다. 이날 트위터에선 전당대회 기간 친문을 표방하며 '추·양·관(추미애·양향자·김병관)' 패키지 투표를 추진해온 권리당원 사이에서 "당원에 대한 배신행위다", "비상식적 정치", "이게 통합의 일환이냐" 등 볼멘소리가 나왔다.

추 대표는 이같은 반발에 "호남과 비호남의 문제가 아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돌아가신 분은 묘소에서 인사드리고 살아계신 분에게는 예의를 갖추겠다는 정도다", "국민 통합 차원이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추 대표는 예방 계획이 알려진 지 반나절 만에 긴급 최고위를 거쳐 일정을 취소했다. 당대표의 결정사안이 당내 반발로 꺾인 모양새다. 추 대표는 이와 관련 긴급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항상 소통하는 대표여야 한다"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추 대표가 예방 계획을 취소하며 당내 반발은 일단 수그러든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통해 통합을 내세웠던 추 대표의 향후 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론 이번처럼 당대표가 독단적인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당내에선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추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스스로를 '호남 며느리'로 내세우며 호남 민심을 대변하겠다고 공언하고, '1등 후보를 지켜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비호해온 점 때문에 사실상 국민통합 행보 실현이 처음부터 어려운 게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호남과 친문 지지층의 성향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 즉시 같은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전 전 대통령 예방 논란이 불거지던 중, 추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줄곧 각을 세워왔던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오히려 "본인의 생각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만나는 거야 상관이 있겠느냐"고 옹호성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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