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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땜질식 처방…중소병원 소방안전은 '구멍'

입력 2018-01-27 21:26 수정 2018-02-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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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개인이 막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컸습니다. 불이 난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현행법상, 세종병원 같은 중소병원은 불 끄는 장치를 둘 의무가 없습니다. 병원은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할텐데, 오히려 빈틈이 있는 거죠.

2014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 이후, 요양병원과 정신 의료기관에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했습니다. 하지만 종합병원도 요양병원도 아닌 중소 의료기관은 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부랴부랴 쫓아가며 땜질만 하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안고 있는 것입니다.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병원들에 김민관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스스로 탈출하기 어렵습니다.

의식을 잃고 들것에 실려 구조되거나, 젖은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모여 있었고, 안전설비도 부실했습니다.

밀양 세종병원 참사는 이미 수차례 반복된 병원 화재 사고 패턴과 같았습니다.

21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장성 요양병원 화재.

환자 대피를 책임질 야간당직자는 1명뿐이었고 소화기가 든 캐비닛은 잠겨 있었습니다.

포항의 한 요양원에서는 30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유독가스로 10명이 사망했습니다.

취재진이 둘러본 서울의 중소병원들 역시 같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비상계단에는 공사자재들이 쌓여있고 창문은 철제망에 막혀 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완강기를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나마 있는 비상계단도 경사가 심해 이용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다리를 무릎을 저기 많이 하거든. 무릎 환자들이 지팡이라도 짚고 걷는 사람이 있고.]
 
병원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합니다.

비상구는 침대로 가로막혀 찾기 힘들고, 찾은 비상구는 여러 겹 걸쇠로 잠겨 있어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환자 보호를 이유로 내부에서는 열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환자들을 탈출시킬 간호사 등 보조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의료법 규정대로 인력을 맞춰도 탈출할 수 있을지 불안해합니다.

[환자들이 있는 층이 전체가 다 병실이니까…한 두 사람이 아니잖아. 간호사들이 7~8명 밖에 없는데 육중한 남자들 업고 나갈 수 있냐고…]

전문가들은 병원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일반 건물보다 특수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독가스로부터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대피 공간을 늘리고 비상탈출용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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