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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민심 파급력 적었다…박 대통령에 또 한 번 기회

입력 2014-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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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참사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표심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줬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을 장악하면서 균형을 이룬데다 222곳에 달하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여당이 절반이상을 장악하는 선전을 펼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참사에서 집중적으로 희생됐던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시와 경기도 지역 선거는 집권여당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도지사 수성과 인천시장 탈환에 성공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우세를 점해왔던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역전까지 허용하기도 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에게 신승했고, 인천시장 선거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앞세웠던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특히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에 한 가운데 섰던 유정복 후보가 예상 외로 인천시장에 당선된 것은 세월호 민심이 이번 선거에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앵그리맘'의 표심은 교육감 선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전국 17곳 중 무려 13곳에서 진보 진영 교육감이 당선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주요 희생자인 학생들의 교육이 먼저 변화돼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민주진보 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가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를 따돌리고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도 교육감은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재정 후보가 전교조 해체를 주창했던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 조전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 역시 진보 진영의 이청연 후보가 보수 성향의 이본수 후보를 제쳤다.

이 같은 결과는 유가족들의 밤샘 농성을 통해 어렵게 시작된 세월호 국정조사가 시작부터 삐거덕 대면서 정치권 전체에 대한 유족들의 울분과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변화 보다는 교육계의 변화를 집중 겨냥했다는 것이다.

국조특위는 지난 2일 오전 첫 일정으로 세월호 사고 현장과 팽목항 방문을 계획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연기하면서 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진도행에 나선 것은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을 더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야당이 내세웠던 세월호 심판론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하자 새정치연합은 구조작업이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안긴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대통령 구하기' 대 '국민 구하기'로 규정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집중 부각시켰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일까지도 여야 지도부는 세월호 참사를 중심으로 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국가 대개조'를, 새정치연합은 '국가 책임론'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통렬한 반성 위에 각별한 각오를 하고 국가 대개조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면서 "야당에 의해 박근혜 정부가 발목이 잡힌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발전이 발목 잡히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이 볼모로 잡히는 것"이라고 박근혜정부 성공론을 내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을 수 없기에 역사와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잘못되고 무능한 국가권력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심은 결국 대통령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을 선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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