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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 면접'에 두번 우는 취준생…도 넘는 질문들, 왜?

입력 2015-10-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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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준비생들은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사회부 이선화 기자 나왔습니다. 요즘처럼 기업 들어가기 어려운 시기에 준비생들, 얼마나 준비를 많이 합니까. 내가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싶은데 이렇게 외모에 대해서 얘기하고, 마지막으로 연애 언제 했냐 이런 질문을 받으면 허탈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기사에 나온 사례 외에도, 실제로 이렇게 모욕적인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지원자는 한 제약회사의 면접에 가서 '외동 아들'이란 이유만으로 압박 면접을 당했는데요.

면접관 중 한 명이 "일반적으로 외동은 성격이 나쁜데, 자기소개서에 보면 타인을 배려하는 성격이라고 써놨다"며 "거짓말 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은 겁니다.

한 은행 공채 면접에선 "콧대가 낮은데 수술할 생각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고요, 또 한 의류업체 면접에선 여성 지원자들에게 "그 나이 먹도록 연애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4%의 구직자가 면접 때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질문의 종류로는, '애인이 있는지'가 26%정도로 가장 많았고요, '주량'과 '부모님의 직업', '가정 환경'을 묻는 질문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지금 언뜻 듣기에도 굉장히 무례한 질문들인데요. 실제 면접장에서 듣는다면 더욱 당황스럽겠죠. 이렇게 정도를 넘어서는 질문들, 도대체 왜 하는 건가요?

[기자]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원자의 약점을 꼬집거나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졌을 때, 지원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얼마나 순발력이 있고 창의성이 있는지 등을 보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수십 곳을 돌면서 면접을 봐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겐 그저 상처 뿐인 질문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압박 면접이 아니라, '굴욕 면접'이다, 기업들의 '일종의 갑질'이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는 있지만, 지원자의 입장에선 이런 현실에까지 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른바 '모욕 스터디'까지 꾸려가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면접관들의 질문 뿐 아니라, 최종 면접 전에 시행되는 신체 검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면서요?

[기자]

네, 일부 대기업들은 공채 과정 중간에, 지원자들에게 신체검사를 받게 하고 있는데요.

일단 인사 담당자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했는데 건강상 문제가 있어 입사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기업 측에선 손해기 때문에, 이를 미리 막기 위해 중간에 실시하는 거라고 밝혔습니다.

또 오히려 수험생들의 편의를 봐주는 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최종면접을 다 치른 후에 신체검사를 하는 것보다, 중간에 신체검사를 할 경우, 검사 결과를 받는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고, 그만큼 수험생들에게 최종합격자 발표를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해당 기업에 입사하게 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데다가, 신체검사를 하더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 또 그 정보가 어떻게 처리될지 등에 대해 전혀 알 길이 없어서 불안한 심정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한 취업 준비생은, "피까지 뽑았는데 탈락해서 불쾌했다"며 "신체검사가 면접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 불안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기업들의 행태,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현재 고용정책기본법 7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이나 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마련되어 있긴 합니다.

또 인권위는 지난 2003년에 입사지원서에서 신체사항이나 가족의 직업 등의 항목을 제외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이게 권고 수준이고, 또 개별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는 당사자만 아는 사항이라, 그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면접관에 대한 충분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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