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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일정에 없던 방중…대북제재 이탈 '단속' 행보

입력 2019-12-18 18:26 수정 2019-12-18 18:4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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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내일(19일) 중국을 찾습니다. 원래는 알려져있지 않던 일정인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내는 등, 국제 공조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단속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불발된 북미 회동이 중국의 중재를 통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지금 서울에선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 한미 방위비 협상도 진행 중입니다.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지금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의 정상회담이 진행 중입니다. 스웨덴 총리 방한은 15년 만인데요.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초청했습니다. 회담 후 만찬까지, 풀코스로 만날 예정입니다.

스웨덴은 중립국이고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깊이 개입하는 나라입니다. 북미 간 징검다리 역할을 수차례 했죠.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에 개입하고, 양 측 대사관도 있어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로도 꼽혔습니다.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땐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숲 속의 별장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 센터'를 남북미 실무 협상장으로 내어줬는데 정문에는 무장경찰이, 하늘에서는 드론이 취재진의 접근을 완벽하게 통제했습니다.

[켄트 해슈테트/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 (10월 23일) : 스웨덴에서는 계속해서 협상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거나 협상의 호스트가 되는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세스에 있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입니다. 또 새로 북·미 양국을 협상 테이블로 초청할 것입니다. 양국이 원하고 합의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서 초청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1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협상은 아시다시피 결렬됐습니다. 미국 측 비건 대표, 풀리지 않는 대화에 지친 듯 두 팔을 쫙 벌려 기지개를 펴는 모습도 포착됐죠. 당시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대사는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과 발전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며 "ICBM 시험발사를 할지 말지도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 모든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북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다시 만날 생각 없다, 뒤끝을 보였죠.

[김명길/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10월 7일) :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미국 측에 달려있고, 또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두고 봅시다. (다시 회담 장소에 나오실 의욕이 있으십니까?) 미국 측에 물어보십시오. 우리로서는 이번 회담에 대해서 매우 역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역스럽다는 게 무슨 뜻이죠?) 사전을 찾아보십시오.]

네, 역겹다는 뜻의 북한 말이죠. 표현이 다소 거칩니다. 비건 대표, 어제까지 2박 3일간 한국에 머물렀죠. "우리는 여기 있고, 북한 당신들은 접촉 방법을 안다"며 공개 회동제안까지 했지만, 결국 답을 듣지 못한 채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오늘 외무성 관계자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계획에 없던 갑작스런 방중 일정을 전격 추가했습니다. 곧장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19, 20일 중국까지 들렀다 가는 건데요. 최근 중국이 대북 국제 공조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단속이 필요하다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캘리 크래프트/유엔주재 미국 대사 (현지시간 지난 11일) :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2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러한 시험은, 사정거리와 관계없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해치고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한 기회의 문을 닫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장쥔/유엔주재 중국 대사 (현지시간 지난 11일) : 안보리 결의안에 규정된 제재와 조치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는 결의의 정신에 부합하며, 북한의 주민의 생계유지에 도움이 되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북한이 비핵화 방향으로 더 큰 진전을 이루도록 격려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중국은 어제 러시아와 함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습니다. 이 초안엔 남북 간 철도를 연결하는 프로젝트 내용도 포함돼 있고요. 북한의 해산물과 의류 수출을 금지하는 규정, 그리고 해외근로 북한 노동자를 모두 송환하도록 하는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 (어제) : 결의안 초안은 주로 세 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당사자들이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계속하고
6자 회담의 재개를 촉구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북한이 결의안을 준수함에 따라 북한에 대한 일부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북한이 다시 ICBM을 쏘네, 마네 하는 시점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내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죠. 게다가 보통 결의안을 낼 땐 이사국들과 물밑 접촉을 거치는데, 이번엔 그런 과정도 없이 기습 제출했습니다. 미국이 이번달 순회 의장국까지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뒤통수를 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 겁니다. 비건 대표, 갑자기 방중하는 것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카운터파트인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만나 북한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당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에서 불발된 북한과의 접촉이 방중 기간 추진될 수 있단 기대도 나옵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연락만 온다면 시간·장소와 관계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고요. 중국 측에 북미 회동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요청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비건, 내일 전격 방중…"대북 국제 공조 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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