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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령관 가족, 공관병에 노예 부리듯 '갑질' 논란

입력 2017-07-31 18:40 수정 2017-07-3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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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육군이 공관병과 운전병에게 폭언, 폭행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일주일도 안돼 유사한 사례가 또 다시 폭로됐습니다. 이번엔 '장군의 가족들'이 아예 노예 부리듯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양 반장 발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문모 전 사단장 관련 추문을 폭로했던 군인권센터에서 이번엔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별 4개 육군 대장입니다. 상대가 대장이니만큼, 1년 전, 관련 제보 받았음에도, 확인에 확인 거듭하고, 검증에 검증 거쳐서 오늘 공개한 겁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육군제2작전사령부 박모 사령관입니다. 박 사령관의 가족, 정확히 말하면 사모가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 조리병을 그야말로 조리돌림했다는 겁니다.

먼저 청소 문제인데요, 소파에 발톱, 각질이 떨어져있자, 그거 치우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청소 이후에도 소파 한쪽에 각질이 들러붙어있자, "청소 똑바로 해" 버럭 화를 내더라는 겁니다. 정말 더럽네요. 본인들 몸에서 나온 건 본인들이 치우셔야죠!

역시 사모님 얘기입니다. 하루는 조리병이 미나리를 다듬고 있는데,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우리 사모님! 갑자기 칼 빼앗더니 도마를 쾅쾅 내리치면서 "넌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하면서, 칼을 면전에서 막 휘둘렀답니다. 반찬 투정은 또 어떻고요. 기껏 뭘 해서 대령하면 "맛 없다"면서 물리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였답니다.

이런 분들이 그래도 남편 사랑은 지극하죠. 사령관님 셔츠에 고춧가루 묻은 거 보고, "너는 이걸 봤으면 빨리 세탁을 해야지 뭐하고 앉았니" 화내시길래, 공관병, 부랴부랴 세탁기 돌렸다는 겁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사령관 부인이 그 옷 찾더랍니다. "저, 빨았는데요?" 하니까 "아니, 사령관님이 지금 입어야 하는데 그걸 빨면 어떻게 해! 묻은 데만 닦아내면 될 거 아냐!" 또 버럭! 자기가 빨라고 했으면서!

자, 성스러운 주일을 맞아 독실한 크리스챤인 사령관님 가족들 교회 가셨답니다. 우리 사모님, 평소 성경책 자가용에 두고 다니시는데, 공관병이 청소하다가 성경이 2층 안방에 있더라는 거죠. '어, 이상하다' 하면서 그걸 가지런히 책장에 꽂았답니다. 바로 그때 사모님, 갑자기 공관병 호출하더니 "이 생각도 없고, 센스도 없는 놈아! 성경책 찾았으면 바로 차에 갖다놔야지!" 또또 버럭! 그냥 성경 앱 하나 다운 받으시면 될 텐데요…

또 우리 사모님, 사령관님만큼이나 아드님도 사랑하신답니다. 장남이 밤늦게 귀가하면 조리병 퇴근도 못하게 해놓고, 간식 준비하라고 하셨답니다. 또 둘째 아드님, 현역 공군 병사인데, 휴가 나왔다가 복귀할 땐 운전병 시켜서 부대까지 바래다주도록 하는가 하면, 공관병에겐 둘째 아드님 속옷빨래도 시켰답니다. 자, 장군 아버지 둔 사병은, 장군 아버지 없는 사병한테 운전 서비스 받고, 빨래 서비스 받고, 이거 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법이 아닐진데, 대명천지 이게 뭐하는 겁니까.

자, 2015년 전국의 장군님들에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 일어나죠. 당시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 운전병이 최 전 총장 아들, 관용차로 홍대 클럽에 데려다줬다고 폭로했던 사건 말입니다. 현명한 분들이라면 '아, 이젠 그러지 말아야지'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이 녀석들 군기가 빠졌어' 했겠죠.

안타깝게도 박모 사령관 가족은 후자였습니다. 공관에 전화 없애고, 공관 밖 외출도 금지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 사모님, 꽃보직으로 불리는 <공관병>인데도, 면회·외박·외출,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까지 외부와 단절시켰다는 게 폭로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런 분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좌우지간 대한민국 국방부 시계는 조금씩 조금씩, 더디긴 하지만 그래도 흘러간다는 거죠. 당장 입 막고 사지 옥죈다 한들, 공관병들, 평생 군인으로 살 것도 아닌데, 완전범죄를 기대하는 건 무리 아니겠습니까.

자, 오늘 기사 제목은요, < '공관병에 갑질' 폭로 2탄…이번엔 대장님 사모님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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