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폐기된 수표로 다이아몬드와 명품시계까지 산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수표를 발행한 은행은 얼마가 흘러나갔는지도 몰랐습니다. 수표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도 될까요?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한 일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60대 중반의 남성이 지갑을 뒤적이더니 십만원짜리 수표를 골라냅니다.
종업원이 거스름돈까지 내줬지만 이 수표는 폐기된 수표였습니다.
폐기 수표를 받은 상점은 한 두 곳이 아닙니다.
[피해자/건어물 상점 주인 : 얼른 봐서 모르겠던데, 전혀. 나중에 그 수표가 (문제가 돼서) 은행에서 다시 왔을 때 보니까 (도장이) 흐리더라고.]
은행에서 수표를 폐기할 땐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구멍을 뚫고, 도장을 찍거나 선을 긋습니다.
그 후 일정시간 보관했다가 외부업체에 맡겨 폐쇄합니다.
하지만 한 은행에서 구멍을 뚫지 않고 도장만 찍은 채 그대로 업체에 넘겼고 이 중 일부가 흘러나온 겁니다.
[박명선/혜화경찰서 지능팀장 : 피의자들이 특정 약품을 사용해 횡선 (도장 부분)을 지워 보통 수표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조모 씨 등 두 명은 폐기된 수표로 6000만 원짜리 다이아몬드와 4000만 원이 넘는 명품시계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은행은 폐기된 수표가 돌아올 때까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라진 폐기 수표는 7000여 장에 달하는데 수거된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많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나머지 폐기 수표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