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에서 피뢰침의 접지선 일부가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잘라 훔쳐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빛원전은 이런 제보를 받고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한빛원전 6호기 뒷편 도로입니다. 파헤쳐진 땅 속에서 잘려진 접지선이 나타납니다.
30m 구간을 표본 조사한 결과 2곳의 접지선에서 각각 2m가 사라진 게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2010년 폐수 배관 공사 당시 누군가 접지선을 잘라 훔쳐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옥수 부대장/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 : 도구흔이 절단면에서 확인됐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훼손된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한빛원전 측이 오래 전 이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고도 묵살했다고 밝혔습니다.
구리로 만든 접지선은 번개가 칠 때 피뢰침으로 모아진 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접지선이 끊겨 있으면 낙뢰 시 통신장애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문에 원전에는 수많은 피뢰침이 설치돼 있고 땅 속에는 접지선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빛원전 측은 잘라낸 양이 적어 안전엔 이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도난 당한 접지선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