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넴초프 전 부총리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정치적으로 암살됐다는 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야당과 일부 외국 지도자들의 참석을 허락하지 않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인권 운동가 사하로프 박사를 기념하는 사하로프 인권 센터에서 보리스 넴초프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았고, 헌화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장례식장 주변엔 모스크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푸틴 정권을 비판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존 메이저/전 영국 총리 : 넴초프는 법치와 언론의 자유, 말 그대로 자유의 편에 항상 서있었습니다. 또 무엇보다 핍박·억압·부패에 맞서 싸웠습니다.]
넴초프의 시신은 트로예쿠로브스크 묘역에 안치됩니다.
정부의 인권 탄압을 고발하다 2006년에 의문사한 기자 안나 폴리코브스카야도 이곳에 묻혀 있습니다.
넴초프의 사망으로 분열된 야권이 집결하자 러시아 정부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법원은 가택연금 중인 야권의 유력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 참석을 불허했습니다.
역시 장례식에 가려 했던 폴란드 및 라트비아 정치인의 입국도 거부했습니다.
한편, 넴초프를 살해한 용의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함께 있던 연인은 등 뒤에서 총을 쏴 용의자를 보지 못했다고 밝힌 뒤 모국인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