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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보행진한 아이들, 시민들 응원에 밝아져"

입력 2014-07-16 22:11 수정 2014-07-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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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 학생 학부모 "상처될까봐 말렸지만 존중해주고 싶었다"

[앵커]

이 편지를 전하기 위해 1박 2일 여정으로 길을 나섰던 단원고 생존학생들. 학생들이 걸으면서 소망했던 세월호 특별법은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보람을 얻었다는 것이 부모님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이야기일지요, 아이들과 함께 걸었던 학부모 한 분을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성함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버님이십니다. 나와 계시지요? 반갑습니다.

[생존 학생 학부모 : 네, 감사합니다.]

[앵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보 행진을 아이들이 처음에 하겠다고 말을 꺼냈을 때 부모님들이 말렸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생존 학생 학부모 : 아이들이 처음에 결정한 계기가 예전에 단원고에서 팽목항으로 유가족분들이 계시거든요.]

[앵커]

이호진 씨, 김학일 씨요.

[생존 학생 학부모 : 네. 그분들이 십자가를 멜 때 아이들이 노란 리본을 묶어줬나 봐요. 그때 쫓아가겠다는 아이들이 있었고, 당시에도 말렸고. 이번에 국회에서 어머님들이 밤새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려서 아이들도 뭘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해서 의견을 물어왔는데. 여론이 너무 안 좋고 해서 아이들이 상처받을 것 같아 말렸는데 학부모 회의 결과 아이들이 다른 건 보지 말고 17세 아이들의 모습과 먼저 간 친구들과 부모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으면 아이들의 의견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로 걱정은 되셨지만, 동의를 하셨던 것 같은데, 앞에서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지금은 걷기를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신다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요?

[생존 학생 학부모 : 시작하기 전에 날씨가 더웠고, 애들이 걸어서 간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망설였습니다. 처음에 시작하다 보니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보였어요. 학교에서 간단하게 설문조사도 했고, 심리상담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가 아이들이 가슴에 묻힌 이야기가 많다고 해서요. 어떻게 풀어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 아이들이 예전에 웃는 것과 지금 가면서 웃는 것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앵커]

아이들이 걸으면서 치유받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걷는 중에도 학생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해서 반가우셨다는데 그건 어떤 이야기일까요?

[생존 학생 학부모 : 처음에는 아이들이 단원고 교복을 입고 나가는 것도 꺼렸는데 이번에 그 점도 좋아졌고요. 사람 만나는 걸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도와주는 시민분들과 많이 친해지고 자기들도 응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아이들 마음이 풀어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동안 상담도 많이 받고 그랬을 텐데, 물론 상담하시는 분들도 애써주셨을 텐데 거리로 나와 아이들이 치유받는 장면을 보신 것 같군요.

[생존 학생 학부모 : 네.]

[앵커]

시민들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유치원 아이들도 응원해줘서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장면을 보니까 세상 떠난 친구들 명찰을 가슴, 가방에 서너 개씩 달고 다닌다고 하던데, 사실 그런 모습만 봐도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참사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아직 멀었구나 싶은데,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떨 때 가슴이 가장 아프신가요?

[생존 학생 학부모 : 사실 생활하는 게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학교에 보내면 친구들과 선생님과 잘 어울리는데 집에 오면 우울해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근데 맞벌이 부부도 많고 하다 보니 일일이 돌볼 수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로 해줄 게 없는 것이고…]

[앵커]

그때가 가장 가슴이 아프시겠군요. 아무튼, 이번 도보 여정도 그렇고, 몇 가지 계기가 학생들에게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존 학생 학부모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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