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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KIST '박정희 동상' 설립 과정 따져보니…

입력 2017-10-30 19:35 수정 2017-10-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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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10월 23일 서울 근교 8만 평의 대지 위에 동양 최대의 시설을 자랑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준공되었습니다. 이 날 박 대통령은 치사를 통해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온 국민의 지원하에 육성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이 연구소가 과학 한국의 산실이 되고 주역이 될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제가 추억의 대한뉴우스를 흉내 내봤는데요, 어색하네요.

박정희 전 대통령과 KIST, 지금 보신 것처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베트남 참전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미국이 1000만 달러를 원조하겠다고 밝히자 박 전 대통령은 이 돈과 정부 출연금을 합쳐서 과학기술연구소를 만들자고 했고 이렇게 해서 KIST가 탄생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에 이곳을 찾았는데요, 45년 전 준공식 때도 아버지 전 대통령과 함께 찾은 적 있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4년 7월 17일) : 밀가루, 옥수수를 원조받던 시대에 우리 청년들이 피 흘려 벌어온 소중한 원조자금을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 소중한 곳입니다.]

지난해 KIST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동상을 세웠는데요, 그런데 동상 건립과 관련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설립 당시 장영실 동상을 치우고 대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고 해서 지난해 국감 때도 논란이 됐는데요, 당시 KIST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장영실 동상 이동은 아무 상관이 없고, 장영실 동상 이동은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 동상은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증한 건데요, 국책연구기관이 기부품을 받으려면 행정안전부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SBS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부심사위원 12명 중에 심의에 참여한 9명 전원이 가결 의견을 냈다고 하는데요. 심사위원에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 이영 전 교육부 차관, 방문규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포함돼 있었고 이들은 모두 만점을 줬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강 전 청장과 방 전 차관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질문 항목 하나하나를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KIST 관계자는 이런 논란에 대해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심사를 의뢰했을 뿐이며 심사과정의 논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심사위원 대부분이 부처장차관 등 공직자로 구성돼 중립적이지 않고, 심사과정도 요식행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 통화) : 심사위원 구성이 이제 뭐 당시 경찰청장을 비롯해 가지고 여러 가지 정부 부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원래는 회의를 소집을 해가지고 심사를 해야 하는데 그냥 거기에 자기 체크하는 리스트만 보내줘 가지고 거의 전원 찬성에 의결로 이루어졌거든요, 심사가. 그러니까 뭐 제대로 이게 필요한 건지,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심사는 없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KIST 초대원장인 고 최형섭 박사는 해외 우수 석학들을 가난한 조국이 그대들을 기다린다고 설득해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에 시동을 건 걸로 유명합니다. KIST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한국과학기술연구의 메카로서 초심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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