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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검경 신속·철저 수사"…이재명 "국감 출석" 정면돌파

입력 2021-10-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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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어제(12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속보까지 전해드렸죠. 김씨는 불거진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흔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조금 전 "검 경이 협력해 신속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고 했는데요. 국민의힘은 특검을 무마하려는 거라고 반발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국회 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우리 편'을 뜻하는 '깐부'. '오징어게임' 속 대사라고 하는데요. 부산 출신인 저는 어렸을 때 '깜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술래잡기를 하다가 친구를 치면서 '깜보'라고 하고 그 친구가 '깜보'라고 답하면 같은 편이 되는 규칙이 있었는데요. 수천억의 수익과 배당금을 가져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사람들도 일종의 '깐부' 혹은 '깜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 배분을 놓고 '깐부' 관계가 깨진 건데요. 당시 상황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 내용이 드러나면서 사이가 좀 더 나빠지는 듯한 모습이죠. 화천대유의 대주주이자 천화동인 1호 소유주 김만배 씨는 어제(11일) 14시간 검찰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0시 반쯤 나왔는데요.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 저는 한번도 정영학 씨와 진실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정영학 씨가 과거에 이 구 사업자, 구속되는 일에도 적극 역할을 했고 그래서 언젠가 계속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번도 사실대로 정영학 씨와 진실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통째로 흔들기로 한 듯합니다. "앞서 녹취하는 걸 미리 알고 일부러 과장해서 말했다"는 말도 한적이 있습니다. 김씨는 녹취록에 담긴 유동규 전 본부장의 뇌물 수수 혐의와 정관계 로비 의혹, 천화동인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 이번 '대장동' 의혹의 키를 쥔 인물이죠. 검찰 수사에선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다고 합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서는 본인 거라고 재차 주장했는데요. 녹취록에선 '그분 것'이라고 말했던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 천화동인 1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화천대유 소속이고 화천대유는 제 개인 법인입니다.(그 말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가요?) 그런 맥락은 그냥 그… 이쪽에, 제 쪽으로는 어떤 더 이상의 구 사업자 갈등은 번지지 못하게 하려고 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고만 끝에 나온 답변으로 보이는데, 그러니까 일단 '그분 것'이라고 말한 건 인정한 거죠. 정영학 녹취록과 정민용 자술서에서 제기된 '차명소유'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한겁니다. '그분'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 대목이죠. '그분'을 언급한 이유는 수익금 배분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고 라고 얘기했는데요.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1208억 대해서 손대지 말라 혹은 손댈 수 없다라는 취지였다는 겁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인사들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 수익금 중 일부를 '공통경비'로 하기로 했는데 이걸 어떻게 부담할지를 놓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죠. 김씨는 불법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었는데요.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어제) : 각자들이 분담해야 될 비용들을 과다 부풀리면서 사실이 아닌 말들이 오갔지만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로비 의혹은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단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5억을 건넸단 의혹을 받고 있죠. 이 5억, 이른바 700억 약정설의 일부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김씨가 회사 돈 473억을 인출했다고 지목했죠. 이 중 100억은 분양대행 업체 이모 대표에게 갔는데 이 이 대표는 박영수 특검의 먼 친척이라고 합니다. 이 대표가 100억을 전달했다는 토목업자 나모 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8억 3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진 상태죠. 나씨 역시 어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요. 김만배씨는 473억 회사돈은 물론이고 배당 수익도 개인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어디로 갔을까요. 자금 흐름 밝혀야 할 듯합니다.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 초기 운영비나 또 운영하는 과정에 빌려온 돈을 갚는데 사용했습니다. 계좌를 통해서 다 밝혀졌고… 회사 운영 경비 영수증으로 이게 끊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했는데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은 없습니다. (기분이 어떠신지 여쭤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아니 뭐, 한번도 돈을 써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회사 운영하고 그리고 회사에 다 그냥 직급이 있기 때문에 제가 뭐 개인적으로 써보거나 그런 적 없습니다.]

김씨 조사를 마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는데요.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과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마지막으로 소지했던 사람을 불러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를 위한 건데요. 이 휴대 전화 새로운 '스모킹 건'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요. 비록 2주 전 새로 개통된 전화라고 하지만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유 전 본부장의 대응 즉 통화기록과 관계자들과의 대화 등 내용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 휴대 전화는 검찰이 못 찾은 걸 경찰이 찾은 거죠.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지난달 30일) : (휴대전화를 던지신 건 맞는 건가요?) 그거는 좀 사연이 있어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검찰과 경찰이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라"고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야당의 특검 주장과는 사실상 선을 그은 건데요.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 청와대가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입니다. 앞서 대장동 '의혹' 자체에 대해선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한 적이 있죠. 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발언. 이재명 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렇게 이해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정성호/이재명계 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8일) : 저는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고요. 이게 어쨌든 국민적 관심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가 공평무사하게, 또는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걸 관심 있게 보겠다. 그런 의미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지켜보겠다. 원론적으로.) 일반적인 의미 같습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 '특검'주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국회 본청 앞에 천막농성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특검을 받지 않는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민주당은 대장동 이재명 게이트의 공범이자 부패 정당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자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권이 민심을 거스르면 민심이 정권을 뒤집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꼬리 자르기, 몸통 숨기기 수사로 대장동 게이트의 설계자가 대통령 선거 전까지 가까스로 구속을 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식으로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다가는 이재명 후보는 대선에서 28%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앞서 김 원내대표 성남시청과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즉각 하지 않으면 검찰과 수사지휘라인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했었죠. 이재명 지사를 직접 겨냥해서는 지사직 사퇴와 관계 없이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특정 민간인에게 단군 이래 최대의 폭리를 독식하도록 설계해 줬던 이유는 무엇인지, 권순일이 이 후보에 대해 무죄 판결을 선고하도록 하는 데 김만배의 역할은 무엇이었고, 김만배의 폭리가 그 사안과 대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유동규, 김만배, 남욱 등과는 어떤 관계인지 빠짐없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이재명 후보에게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오늘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답을 내놨습니다.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겁니다. 어제 당 지도부가 지사직 사퇴를 권유했었죠. 여당 대선 후보로서 국감에서 의원들과 다투는 모습이 우려된다며 국감 참석을 만류한 건데 이 지사는 원래 입장대로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해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숙고한 결과 저의 당초 입장대로 경기도 국감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으로 정치 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또 행정 성과를 실적을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장동 개발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민관 합작 개발 방식을 채택해 성남시가 고정이익을 가져가는데 집중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일부 직원들의 일탈행위, 부정부패가 있었다면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인사권자 그리고 관리자로서 일부 직원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제가 관할하고 있던 인력이 약 5000명 정도 되는데 어쨌든 그중의 일부 직원들이 오염이 되고, 또 부정부패를 했다는 의심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인사권자, 관리권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겠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국정감사에 참석하겠다고 하면서요, 야당이 벼르고 있는 '대장동 국감' 한층 뜨거워지게 됐습니다. 정치부회의를 봐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검경의 신속수사를 주문한 데 대해서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너무 늦은 당부"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화천대유 김만배 씨 조사를 끝낸 검찰 오늘 유동규 전 본부장을 다시 불렀죠. 수사상황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문 대통령 "검·경에 신속·철저 수사" 주문… 이재명 "국감 출석해 직접 해명" 정면 돌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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