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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선 '반성' 토론회 연 한국당, 내부 진통은 계속

입력 2017-05-30 19:11 수정 2017-05-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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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리 인준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정부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강한 야당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선 후유증은 여전히 심각하죠. 오늘(30일)은 대선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는데, 반성보다는 내부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한국당 내부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자유한국당은 '강한 야당'으로 좌표를 설정했습니다. 청문회 정국에서 어떤 당보다 강하게, "NO"를 외치고 있죠.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늘도 문재인 대통령과 분명한 각을 세웠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전형적인 자기합리화이자 거만한 꼼수라고 생각하며 수용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문재인 답지 않은 비상식, 비원칙의 꼼수정치라고 봅니다.]

한국당은 총리 인준을 거부한다는 방침이 확고합니다. 심지어 시위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저희가 로텐더홀 같은 데서 반대 시위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네.]

사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점거나 시위가 낯선 게 아니죠. 여당 시절에도 이미 화력을 입증한 적이 있습니다.

[박대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9월 1일) : 물러나세요. (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어요! 사퇴하세요!)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들을 우습게 아니까, 지금…]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9월 1일) : 왜 그래요. 사람이, 예? 국회의장만 되면 이렇게 국회의원들을 농락해도 되는 겁니까, 네?]

[정세균/국회의장 (지난해 9월 1일) : 이게 지금 뭐 하자는 일입니까?]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 뭐 하자는 거라뇨! 이야기를 해야죠!]

네, 여당 시절에도 이 정도 시위는 거뜬했던 당입니다. 한국당이 '강한 야당'을 자신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죠. 그런데 과연 한국당이 '강한 야당' 역할을 일사불란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대선 후유증이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당은 대선 평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반성과 성찰, 그리고 다짐의 시간"이라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이런 노래 정도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성과 다짐의 노래 (영상출처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 정신 차려요 (차릴게요) 싸우지 마요 (안 싸울게요) 일 하세요 (일 할게요) 잘 하세요 (잘 할게요) 국민은 갑이요, 국회는 을]

하지만 '반다송'은 없었습니다. 토론회를 시작할 때 정우택 원내대표는 "반성과 성찰"을 강조했지만, 토론회에서는 격한 말이 쏟아졌습니다.

[이우현/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홍준표 후보 되고 나서 선거운동 얼마나 열심히 했습니까. 초기부터 죽기 살기로 뛰었으면 30% 넘었을 수도 있어요.]

[김문수/전 경기도지사 (음성대역) : 지난번 인명진 위원장 모신 건 저는 잘못됐다고 봅니다. 탄핵 선거 겪으면서 고뇌 겪은 사람만이 미래를 함께 모색할 수 있어요.]

[중앙위원 (음성대역) : 박근혜 대통령 사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자기 밥그릇을 위해 싸우고, 이런 사람 때문에 한국당이라는 이상한 당을 만든 것 아닙니까.]

[민경욱/자유한국당 의원 (음성대역) : 그만하세요!!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내리세요. 마이크 빼세요.]

한국당 내부에서는 지난해 총선 패배 이후 발간된 '국민백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시 반성했던 대로 했더라면, 이번 대선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한국당은 백서 내용과 정반대로 흘러온 경향이 큽니다. 백서 맨 마지막 장에 보면 국민의 요구 사항을 정리해 놓은 대목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만 체크해보겠습니다.

먼저, 새로운 인재 영입 부분입니다. 당시 새누리당에는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반성이 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 탄핵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터지기는 했지만, 당이 내세운 대선 후보가 자질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제기됩니다. 대선 때 이런저런 논란이 됐던 발언들이 문제였다는 지적입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달 29일) : 퇴임하는 날 앞에서 소금을 뿌리지 않나. 에라이, 이 도둑놈의 XX들이 말이야.]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달 30일) :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도 겁이 나죠.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XX들을 다 해요.]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 4일) : 그럼 문재인이 되면 나는 그슬려 죽습니다. 나를 화형 시키겠다는 거 아니야. 불에 태워 죽이겠다는 거 아니야.]

자, 백서가 지적했던 가장 핵심적인 문제. 바로 계파 없는 당 화합이죠.

그러나 계파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대선 패배 이후 더 심각해졌습니다. 7월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와 홍준표 전 경남지사 측이 또 다시 계파 갈등을 재현하고 있죠. 홍 전 지사의 계속되는 도발, 그리고 친박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 12일) : 나는 당권 가지고 싸울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합니다.]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7일) : 무슨 바퀴벌레고, 무슨 탄핵 때 뭐 어쩌고…이게 제정신이에요? 낮술 드셨습니까, 정말?]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미안하다는 말이 더 싫겠지만 미안해
도대체 뭐가 미안하냐 묻겠지만 미안해
I'm sorry uh!

자이언티의 '미안해'입니다.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을 출입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은 "미안하다"는 반성문을 쓰는 일에는 전혀 인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런 속죄의 말들이 나오기는 했죠. 하지만 문제는 반성 그 이후겠죠. 여전히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당에 국민들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미안한 겁니까.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반성' 토론회 연 한국당, 내부 진통은 계속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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