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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 사격 증언에 전두환 격분…대책 논의"

입력 2019-12-05 16:36

보안사 작성한 '피터슨 목사 검찰 증언 관련 반향' 문서 공개
증언자 고소·헬기 사격 시범 등 대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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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 작성한 '피터슨 목사 검찰 증언 관련 반향' 문서 공개
증언자 고소·헬기 사격 시범 등 대책 논의

"5·18 헬기 사격 증언에 전두환 격분…대책 논의"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검찰 조사가 이뤄지던 1995년 아널드 피터슨 목사가 계엄군의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것을 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격분해 맞고소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대안신당 최경환 의원이 공개한 보안사 생산 5·18관련 자료 가운데 '피터슨 목사 검찰 증언 관련 방향' 문건에는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1995년 5월 작성된 문건에 따르면 전씨는 5·18 관련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터슨 목사가 같은 해 5월 10일 한국을 찾아와 "5·18 당시 헬기에서 사격한 증거가 있다"며 당시 촬영한 헬기 모습을 공개하고 검찰에 관련 내용을 증언하자 전씨는 매우 진노했다고 문건 작성자는 밝혔다.

전씨는 당시 측근에게 "군 장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당시 항공감이었던 배모 예비역 준장을 찾아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당시 헬기 조종사들을 중심으로 전씨 측은 증언자들을 맞고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피터슨 목사가 검찰에 출두한 지 사흘 뒤엔 골프를 치고 있던 안모 경호실장을 연희동 집으로 급히 불렀다.

전씨와 안 실장은 '검찰이 헬기 사격 증언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해 안 실장 등 측근들은 5·18 피해자와 검찰, 정치인 등 관련자를 모두 불러 실제 헬기 사격 시범을 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전씨가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한 피터슨 목사와 조비오 신부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변호인을 통해 "실제 시범을 해보자"고 제안했던 것과 동일하다.

고(故) 아널드 피터슨 목사는 1980년 당시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목격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했다.

그는 1989년 5월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0년 5월 21일 오후 3시 30분께 계엄군 헬리콥터 3∼4대가 시민들에게 총을 난사해 이날 하루 광주 기독병원에서만도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1백여명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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