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7일 대선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힐 때가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한 뒤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던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황 대행이 그동안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황 대행은 전날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청취를 위해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자신의 지지율과 대선 출마 가능성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황 대행이 '적당한 때'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한 것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대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정리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황 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단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는 상황에서 친박계로부터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어서 그의 출마 선언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황 대행이 권한대행직을 내버리고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대행'을 맡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대통령의 직무정지라는 국가적 위기를 방치했다는 비판도 쏟아질 수 있어서 출마는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황 대행은 당분간 출마 명분과 보수층의 여론 흐름 등을 살펴보면서 대권 도전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황 대행은 전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한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국회가 오는 10일 열리는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황 대행의 출석 요구안을 가결시킨 데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