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학교폭력 조사,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13-03-13 21: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교과부가 학교폭력 대책의 기초 자료로 삼은게 학교폭력 실태조사인데요. 응답률 높이는데만 힘을 쏟다보니 그 결과가 부실하고 엉성해 정작 학교폭력을 퇴치하는데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이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1년 12월, 학교 폭력에 시달린 끝에 목숨을 버린 대구 권승민 군 사건.

온 나라가 학교폭력 충격으로 발칵 뒤집히자, 교과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듬해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결과에 따라 학교별로 강도높은 처방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조사의 응답률은 73.7%.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응답을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응답률에만 집착한 나머지 부실, 엉터리 조사였단 비판이 나옵니다.

[서울 A중학교 교사 : 컴퓨터실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응답의 객관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봐야죠.]

[김OO/서울 B중학교 3학년 : 선생님이 하라고 해서 애들이 억지로 (조사에 참여)하는 것 같아요. 진지하지도 않고….]

실제로 최근 숨진 최모 군이 2년간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경북 경산의 A중은 학교폭력 경험비율이 전국평균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과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100여 곳의 '일진경보 학교'를 지정했습니다.

또 '일진경보 학교'의 교장을 교체토록 지시했습니다.

[서울 C중학교 교장 : 피해율이 높으면 (학교에) 불이익이 올 수도 있으니까. 문책을 피하기 위해서 학교 측에서는 통계를 조작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겠지요.]

엉성한 조사에 기댄 부실한 대책 탓에 학교폭력을 제때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관련기사

찍혀도 얼굴 알아보기 힘들어…학교 CCTV 있으나마나 투신 고교생 유서 속 가해학생들 다른 친구들도 괴롭혀 "CCTV 안 보이는 곳에서 맞았다" 학교폭력 시달리다 투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