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은 오랜 공직생활 끝에 거의 말년에 사무관에 오른 늦깎이 승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사연 하나 하나를 보면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구석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향년 55살을 일기로 생을 마감한 부산시 김태홍 사무관.
1989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지 25년만인 지난해 7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습니다.
주무관 시절 하위직의 맏형으로 불릴 만큼 후배들을 잘 챙겼습니다.
중앙일보와 행정자치부가 공동 주관하는 청백리 봉사상을 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 사무관이 7년째 국수급식 봉사를 해오던 복지관에서는 비보를 듣고 슬픔에 잠겼습니다.
[홍길자/부산 금곡동 : 할머니들을 엄마처럼 아끼고 너무 사랑해주었는데 눈물이 나네요.]
김 사무관과 동갑내기인 제주도 조영필 사무관은 사고 발생 3시간 전, 후배들을 챙기는 마지막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농업전문가로 통하는 조 사무관은 지난해 애월읍장으로 승진했지만, 재선충과의 전쟁 당시 한순간도 등산화를 벗지 않고 현장을 지휘해 귀감이 됐습니다.
후배에게 승진 기회를 주기 위해 장기연수를 선택한 인천 서구청 한금택 사무관의 경우 사고 후 차남이 소방공무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각 지자체 청사에 마련된 숨진 사무관들의 분향소에는 하루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