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JTBC '적과의 동침'에서 국회 몸싸움에 대해 시원하게 털어놨다.
이날 방송 중 '민심퀴즈 왕정치' 코너에서는 사전에 조사한 '국회의원들이 불쌍해 보일 때'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중 4위로는 "국회 몸싸움에서 혼자 맞을 때(10.2%)"가 꼽혔다.
국회의원들은 '폭력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던 18대 국회 때를 떠올렸다. 이 자리에서 '폭력국회의 주범'들로 지목된 김무성-박지원 의원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내가 돌격대장…포지션 다 있지"18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원내 부대표를 맡았던 김성태 의원은 국회 몸싸움 때마다 돌격 대장을 맡았다.
김성태 "목소리 큰 사람은 뒤에서 큰 목소리로 비난을 하며 바람잡고, 김용태 의원 같이 빠른 의원들은 의장석 점거 역할을, 나같은 사람은 최전방에서 몸싸움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태 의원은 "내가 키가 작은데, 키가 큰 민주당 의원이 팔로 목을 걸어서 1시간동안 꼼짝 못하고 걸려 있었다"며 당시의 고통을 생생히 전했다. 김 의원은 "한 시간 넘게 생중계가 됐는데 아버지게 보시다가 '우리아들 죽게 생겼다'고 걱정하셨다고 한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김성태 의원도 "폭력국회 뒤에 지역구에 가서 욕 많이 먹었다"고 회고했다.
▲이제는 추억…"못하게 되니 좋네요"새누리당 의원들의 이야기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보라, 새누리당 의원들이 폭력의원들이다. 지금 자기들이 자랑하지 않나. 민주당은 그런 것 없다"며 농담을 던졌다.
박 의원이 '장군'을 외치자 김성태 의원이 '멍군'을 외쳤다. 김 의원은 "박지원 선배님만 조용히 계시면 절대 국회에서 싸울 일이 없다"면서 맞받아 쳐 웃음을 자아냈다.
19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5월 통과된 국회선진화법(반드시 여야의 동의 하에 국회 업무를 처리하도록 법으로 지정, 국회 운영의 독단적이고 파행적인 운영을 막고자 여-야 합의 발의)을 통해 날치기 통과도, 그를 저지하기 위한 몸싸움도 못하게 됐다.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인 이언주 의원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8대 국회 때처럼 몸싸움이 일어날까 걱정이 많았는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몸싸움 할 일이 없어졌다"며 속을 쓸어내린 기억을 전했다.
방송뉴스팀 김형준 기자 mediabo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