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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로 간 엄마·아빠 보고파"…홀로 남은 가족도 고통

입력 2014-04-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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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로 간 엄마·아빠 보고파"…홀로 남은 가족도 고통


경기 안산시 선부동에 사는 김모(74) 할머니는 지난 16일 손자가 탄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안산단원고등학교로 달려왔다.

맞벌이하는 아들 내외도 곧 학교에 도착했다. "전원 구조됐다"는 잇단 소식에 한시름 놓기가 무섭게 상황이 금변했다.

아들 내외는 손자의 생사 확인을 위해 안산시청과 학교 측이 마련한 버스를 타고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로 급히 떠났다.

고령의 김 할머니는 학교에 남아 현장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은 더해 갔고 자리를 뜰 수도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입맛도 없어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

생존자 명단 확인을 위해 학교 건물 4층과 3층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희소식은 없었다. 주름 가득한 눈가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후 2시30분께 할머니는 끝내 탈진했다.

고3인 A(18)군도 바로 밑 동생이 실종됐다. 진도로 떠난 부모님을 따라나서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만류로 집에 남았다.

동생을 데리고 곧 올 줄 알았던 부모님은 이틀이 지나도록 오지 않고 있다.

동생 걱정에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이틀 동안 단 한끼만 먹었다.

이렇게 사고 현장으로 가족이 떠나면서 홀로 남은 노인과 아동·청소년이 18일 현재 1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들만 초등학생 29명, 중학생 68명, 고등학생 28명 등 모두 125명에 달한다.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관계 기관과 연계해 홀로 남은 이들을 돌보는 긴급가족돌봄 지원에 나섰다.

이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상담을 통해 파악하고 가사나 급식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돌보미 140명을 대기시켰다.

센터는,탈진했던 김 할머니에게는 돌보미 2명을 투입했다. 돌보미는 할머니의 매 끼니를 챙기고 학교로 나오기를 원하면 즉시 찾아가 모시고 나온다. 귀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A군에게도 매 끼니 급식을 지원한다. 아침과 저녁식사 때 필요한 반찬이나 밥을 가져다주고 있다.

박영례 센터장은 "학교와 병원, 장례식장에 상담사를 파견해 가정 돌보미 수요를 촘촘하게 파악 중"이라며 "홀로 남은 가족들이 추가 피해를 당하지 않게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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