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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선내 대기 대신 탈출방송 나왔어야"

입력 2014-09-02 12:05

'끼∼익' 소리 뒤 '덜덜덜' 배 기울었다"
"사고 뒤 조치 취하라 지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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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소리 뒤 '덜덜덜' 배 기울었다"
"사고 뒤 조치 취하라 지시도 없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시작된 가운데 2일 법정에 선 승무원은 "선내 대기 방송 대신 탈출방송이 나왔어야 했다"고 진술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오전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 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3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같은 날 법정에서는 1등 기관사 손모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이어졌다. 손 씨는 사고 당시 정황과 자신을 비롯한 다른 승무원들의 당시 판단 등을 담담히 진술했다.

손 씨는 검사의 신문에 "'대기하라'는 내용의 선내방송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며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듣고 나는 '탈출하라'는 방송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침실(3층 좌현 측)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끼∼익' 소리가 난 뒤 배가 10초 정도 '덜덜덜' 떨렸다. 그리고 난 뒤 배가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배가 15∼20도 정도 기울었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기울기의 정도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손 씨는 "기관장에게 사고 경위에 대해 물었고 기관장은 '조타수가 오른쪽과 왼쪽으로 조타기를 심하게 (조작)한 것을 직접 봤다. 배가 순간 심하게 기우니까 조타수가 타를 양팔로 감싸 안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전날인 4월15일 세월호에 수학여행단이 탑승한 사실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정확한 인원은 잘 알지 못했다"며 "평소 100명 미만의 인원이 여객선에 탑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어떤 사고인지 몰랐다. 무슨 조치를 취하라는 아무 지시도 없었다. 당시에는 완전히 침몰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기다려보자는 분위기였다. 시간이 지체된 가운데 배는 상당히 기울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기 앞서 법정을 찾은 단원고 피해 학생의 형은 "겉으로 드러난 허울 좋은 껍데기보다는 참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전례가 없는 선례가 필요하다"며 "수족을 자른다 한 들 두뇌가 살아 있으면 대한민국의 안전은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생과 그 친구들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며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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