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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눈에 거슬렸다간…" 경비원들의 고단한 일상

입력 2014-10-30 21:49 수정 2014-11-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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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 갑을관계의 문제…저희들이 연속으로 다루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른바 갑을관계의 부조리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갈등을 풀기 어렵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에게 모욕을 겪었다며 한 경비원이 분신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는 내용을 지난주에 전해드렸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갑도 을도 아닌 병이다, 이런 푸념이 나온다는 얘기도 전해드렸는데요. 한 걸음 더 들어가 본 경비원들의 일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열악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박모 씨는 매달 적금을 붓고 있습니다.

입주민 차를 대신 주차하다 사고라도 날까 겁나서라고 합니다.

[박모 씨 : 월급에서 사고 나면 물어주려고 다달이 10만 원씩 하고 있어요. 2년 전에는 127동에서 1200만 원까지 물어낸 적 있어요.]

원래 해야 할 일은 방범과 안전관리지만 언제부턴가 주차도 당연한 업무가 됐습니다.

[김모 씨 : 자기 차가 나가야 하는데 가족이 네다섯 명 나와요. 아들이 덩치가 있어도 손대지 말라고. 경비가 미는 거라고.]

분리수거나 청소는 기본. 요즘엔 택배처리에도 정신이 없습니다.

[김모 씨 : (안 찾아가면) 그날 전달 못 해주잖아요. 하루 늦으면 상했니 말았니 변상해라…]

24시간 근무 중 휴게시간도 정해져 있지만 제대로 쉬긴 어렵습니다.

[B씨 : 초소를 안 비우는데 거기서 졸면 관리실 가서 바로 저 사람 졸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고 심하면 시말서 써야 하고…]

쉴 곳도 마땅치 않아 의자나 바닥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D씨 : 쉬는 장소 샤워시설 그런 게 전혀 안 돼 있죠. (고용청에서 나왔는데) 관리사무실에서 소장이 와서 잘 돼 있다 해서 무마됐죠.]

고단한 몸보다 힘든 건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E씨 : (화분) 하나가 없어졌대. 지하실을 다 샅샅이 누빈 거예요. 경비원들이 거짓말한다. 갖다가 숨겨놓고 모른다.]

불안정한 고용 탓에 억울해도 대부분 참는다고 말합니다.

[B씨 : 업체 바뀌면 다시 계약서 써야 하는데 못마땅하면 일 못 하는 거죠.]

[E씨 : 계약 1년이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주민 눈에 거슬리면 잘라라 압력 넣으니까.]

내년부턴 최저임금이 100% 반영된다지만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D씨 : 작년에 입주자 대표랑 용역에서 임금 너무 많으면 올려줄 수 없대서 휴게 시간 1시간 더 갖고 2만 원 올렸어요.]

[B씨 : 경비원들 감원 있을 거고 그러면 한 사람이 두 동을 본다든가 주긴 주되 인원 줄이면 그게 그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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