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산 냉동 다진마늘 동물사료용으로도 안 쓰는 걸 버젓이 식용으로 수입해 들여온다는 얘기입니다. 연간 3만톤이면 굉장한 양입니다. 이 마늘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JTBC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대형 시장뿐 아니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품업체, 또 학교 급식 납품업체까지 고루 퍼져 있었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인천항 인근의 한 보세창고입니다.
밤사이 중국에서 건너온 다진 마늘이 박스채 높이 쌓여있습니다.
2.5톤 트럭의 냉동고를 A유통의 중국산 다진마늘로 채운 한 트럭을 따라가봤습니다.
충북 한 도시에 멈춰서더니 B식자재 업체에 마늘을 내려놓습니다.
학교 급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중국산 다진마늘은 학교에는 납품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B업체 관계자 : 아이 중국산은 안 들어가죠 학교에. 네 절대 안 들어가죠. (그러면 어디에 들어가요?) 그건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1kg에 2000원 안팎, 국내산 통마늘 값의 4분의 1 이하 가격이라 껍질을 까고 다지는 등의 수고로움까지 생각하면 일반 식당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몇 년새 대기업들이 뛰어든 식자재 유통업체에도 중국산 다진마늘이 창고 한구석에 높이 쌓여있습니다.
[대기업 식자재유통 관계자 : 취급하는 상품이 종류가 꽤 많고요. 모든 걸 다 전수검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샘플링 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알고 있거든요.]
재래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가게를 들어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래시장 상인 : 싼 거, 싼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거 써요.]
다진마늘 수입 업체들의 주요 거래처 가운데에는 양념치킨 등 소스 생산 업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중국산 마늘은 총 5만 7772톤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만 1112톤이 냉동 가공돼 들어왔습니다.
연간 국내 전체 마늘 소비량 약 27만톤의 9분의 1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다진 마늘의 유통량만 따져보면 문제의 중국산 다진 마늘 비중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는 JTBC 취재 전까지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나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마늘뿌리를 과도하게 넣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산 농업폐기물로 만든 다진 마늘이 얼마나 유통되는지 당국의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