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쓰레기 대란에도 '접착제 페트병' 사용 권고한 환경부

입력 2019-02-03 20:33 수정 2019-02-03 22:06

특정 접착제 업체 밀어주기 의혹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특정 접착제 업체 밀어주기 의혹도

[앵커]

이렇게 나라 안에서도 밖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게 재활용을 잘 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돼 온 것이 라벨에 붙어 있는 접착제 때문에 수거가 거부됐던 페트병인데요. 환경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오히려 이를 방조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꿨다는 보도 앞서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취재해 보니 방조에 그친 것이 아니라 한술 더 떠 업체들에게 접착제를 쓰라고 권고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재활용 안 된 페트병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힘든 권고조치입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부가 페트병 접착제 관련 공청회를 연 것은 지난달 30일입니다.

페트병에 접착제를 사용해서 라벨을 붙일 경우 재활용이 어려운데, 환경부가 이 방식을 제도적으로 용인했다는 JTBC 보도 이후 열린 것입니다.

[최민지/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과장 : 1월에 고시한 개정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기 위해서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8일.

환경부가 페트병을 사용하는 주요 기업 16곳에 '접착제 사용 권고' 공문을 보낸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공청회를 열기 전, 특히 관련 기준 개정안을 내놓기도 전에 접착제 사용을 말려야 할 환경부가 오히려 접착제를 쓰는 것이 좋겠다고 각 기업에 권고한 것입니다.

해당 공문을 받은 기업들은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접착제 방식으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페트병 사용 기업 A : 환경부가 권고한 것보다 좀 빠르게 올 상반기까지 (접착제 도입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페트병 사용 기업 B : 접착제 사용으로 전 제품 교체를 완료했어요.]

실제로 환경부는 '통지 후 10개월 이내'에 바꿀 것을 명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취재진에게 "공청회에서 의견을 들은 뒤 접착제 사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었던 셈입니다.

박 차관은 해당 공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박천규/환경부 차관 : (공문은)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그게 국장 전결인지 과장 전결인지.]

환경부가 접착제 사용을 권고하면서 특정 접착제 업체가 이익을 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환경부가 적합 판정을 내린 접착제는 국내에 3개뿐입니다.

[송옥주/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 : 특히 헨켈에서 만든 접착제를 대부분 사용하는 상황인데, 사실상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가 아닌가 하는…]

(영상디자인 : 이정회)

 

관련기사

방치·불법 폐기물 '쓰레기 산'…전국 100만톤 넘게 쌓여 '쓰레기 산' 치우는 데 58억…지난해 예산보다 20배 ↑ '공짜 비닐봉투' 여전…규제서 빠진 '속비닐' 사용 남발 재활용 기계는 멈춘 지 오래…쓰레기 '망신 수출' 현장 추적 쇠고리 낀 채 새끼 돌보는 수달…쓰레기에 '생사 고통'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