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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기계는 멈춘 지 오래…쓰레기 '망신 수출' 현장 추적

입력 2019-01-05 20:32 수정 2019-01-0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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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논란이 된 필리핀 남쪽 섬에 한국산 쓰레기 수천t이 그대로 버려진 장면입니다. 한글 상표가 또렷이 적힌 이 쓰레기들을 도로 가져가라며 현지에서는 시위도 벌어졌죠. 결국 이 쓰레기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소식 어제(4일) 전해드렸습니다. 재활용도 안 되는 폐기물들이 수출용 컨테이너에 실려 2번이나 바다를 건너게 된 것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런 논란을 야기한 재활용업체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애초부터 재활용 기계는 멈춘지 오래였는데, JTBC가 입수한 환경부와 관세청 조사보고서에서는 이런 식의 업체가 한두군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필리핀 뿐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수출하던 A업체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우편물이 널브러졌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계들도 공장 밖에 나와 있습니다.

필리핀으로 쓰레기를 보낸 재활용 업체에 와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구요.

안에는 필리핀으로 수출을 앞두고 있었던 쓰레기들이 포장재에 덮인 채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달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필리핀 현지에 쌓여 있는 한국 쓰레기 문제를 제기한 뒤, 정부는 A업체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환경부의 수사의뢰서에 따르면, A업체는 폐비닐이나 플라스틱 합성조각을 수출하겠다고 신고한 뒤, 실제로는 재활용이 안 되는 폐목재나 이불 등까지 포함해 한꺼번에 보냈습니다.

또 쓰레기를 압축하거나 분쇄하는 재활용 업체로 평택시의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몇 달 동안이나 기계를 돌린 흔적이 없었습니다.

물건을 넘겨받은 뒤 필리핀 등 해외로 수출하는 역할만 했던 것입니다.

대표자를 수시로 바꿔가며 영업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1년간 A업체 대표를 맡은 사람만 3명인데, 환경부는 이들 대부분이 자신은 소위 '바지사장'이라며 책임을 미룬다고 설명했습니다.

A업체 관계자들은 이물질이 섞인 쓰레기를 보낸 것은 잘못이지만, 필리핀 현지에서 다시 선별해 재활용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합니다.

[A업체 관계자 : 열분해시설에 대해서 하려고 확실하게 간 것은 맞습니다. 필리핀 가면 이거 씻어서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거든요. 그거를 사서 용융기에 넣어서 플라스틱 재료도 만들고 합니다.]

환경부는 해당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다 조사를 마치는 대로 벌금을 매기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 그린피스)
(영상디자인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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