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열흘 뒤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그 날입니다. 또 올해는 정전협정이 맺어지면서 비무장지대, 그러니까 DMZ가 만들어진 지 60년이 되는 해죠. 네, 그래서 한국전쟁 당시 최고의 격전지와 DMZ 경계를 맡고 있는 최전방 철책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기자]
서울에서 차를 타고 3시간.
민간인 통제선을 지나자 동해안을 가로막는 철책이 나타납니다.
이 곳이 군사지역임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철책선을 따라 산으로 오르면 비무장지대, 즉 DMZ의 동쪽 끝을 상징하는 물줄기가 보입니다.
한때 남북이 공동으로 어린 연어를 방류하며 평화를 기리던 곳입니다.
제 뒤로 멀리 보이는 강, 금강산 차일봉에서 시작돼 DMZ를 흐르는 남강입니다. 이 남강은 금강산 구선봉 뒤로 지나 동해와 만나게 됩니다.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다는 전설이 깃든 곳, 금강산 '감호'도 눈앞에 펼쳐집니다.
[박혜인/경기도 여주 여강중학교 3학년 : (DMZ를) 멀리서 봤을 땐 평온하고 아름다운 느낌이었는데 막상 보니까 철책이 있고 군인들도 많이 있어 긴장감이 돌았어요.]
최전방 경계 임무를 맡고 있는 강원도 양구 가칠봉 OP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해발 1242미터, 휴전선 248킬로미터 가운데 가장 높은 전초기지입니다.
[지무현/백두산부대 소초장 : 적과 가장 가까운 거리가 불과 750m 떨어져 있어 야간엔 적의 말소리조차 들리는 삼엄하고 험준한 지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전사자를 남긴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뜻에서 봉우리 명칭을 김일성, 모택동(매봉), 스탈린(운봉) 고지 등 적군 수장의 이름을 따서 붙였을 정도.
남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적군 만여명, 아군 2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펀치볼이 나타납니다.
[최유호/6.25 참전유공자 : 스무살 때 입대해 1952년부터 전쟁했는데 인민군을 만나 같은 민족이고 형제인데 떨지 마라 겁내지 마라고 했었죠.너무 가슴이 아파 표현할 수가 없어요.]
전쟁이 끝난 지 올해로 60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며 생태계의 보고로 주목받는 DMZ이지만 여전히 전쟁의 흔적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DMZ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내일자 '중앙SUNDAY'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