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줌인 정치파일] '격' 이견 분분…남북 대화, 언제 재개될까

입력 2013-06-15 19: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한 주간 우리 사회를 달군 정치 이슈를 자세히 짚어보는'줌인 정치파일' 시간입니다. 정치부 조익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오늘(15일)이 6·15 공동선언 발표 1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북한은 6·15 공동선언을 다른 남북 합의에 비해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서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1972년 7.4공동성명부터, 2007년 10.4공동선언까지 남북 사이에는 역사적인 남북 합의들이 있었는데요. 합의 정신의 계승을 강조하는 우리와 달리 북한에서는 합의들 사이에 서열이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7.4 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보다는6.15와 10.4 공동선언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7.4 공동선언이나. 남북기본합의서는
지도자의 명을 받고, 북한 대표가 나서 협상에 서명을 했습니다.

반면, 6.15와 10.4는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이 직접 회담에 참여해 서명까지 친필로 남겼습니다.

김정일이 직접 남긴 선언문이라는 인식 때문에 6.15와 10.4선언문은 마치 김정일의 유훈처럼 받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6.15 선언과 10.4선언 사이에도 대접에 차이가 있다죠?

[기자]

예, 6.15선언이 첫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데다,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규정하고 있어 10.4선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10.4선언은 6.15선언의 후속조치, 실천강령 정도로 여겨집니다.

[앵커]

이번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정부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진영의생각이 확연히 다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통일부 수장으로서는 5년만에 6·15 기념식장을 찾았는데요.

이 자리에서 류 장관과 민주당 측 인사들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류 장관은 축사에서 남북 간의 기본적인 신뢰조차 없다면서 북한에 책임을 물었는데요.

새로운 남북관계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남북관계에서도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인사들은 우리 정부에 책임을 묻는 분위기였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여러운 때를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립다"는 말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현 정부가 6·15 공동선언의 포용정신을 반의 반만 발휘했더라도 회담이 무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놓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앵커]

이번 회담 무산의 원인인 이른바 '격' 문제를 놓고 보수, 진보 학자들 사이에도 이견이 분분 하다면서요?

[기자]

예, 어제도 6.15공동선언을 기념해 학술회의가 열렸는데요.

보수 학자들은 국민 여론을 강조했습니다.

70%가 넘는 국민이 정부의 판단에 지지를 보냈다며 더이상 북한에 끌려다녀선 안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진보학자들은 이른바 '형님론'을 내세우며 좀 더 여유있고, 힘이 센 우리가 봐줄 수 있는 문제 아니었냐며, 이번 격 논란으로 21차례에 걸쳐 북한과 장담관급 회담에 나섰던 우리 당국자들이 격 떨어지는 북측 인사와 협상을 한 핫바지 신세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제 관심은 남북관계가 언제쯤 풀릴 수 있느냐인데요. 언제쯤 다시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인데요.

남북당국회담이 깨진지 시일이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한동안 냉각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먼저 총리급 회담을 다시 제안하자, 북한이 개성공단 등 당장 풀기 쉬운 문제부터 실무급 회담을 제안해 올 것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남북 모두 이번 회담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자존심을 한 껏 세운 만큼 쉽게 먼저 손을 내밀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한중정상회담이나,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남북이 대화를 재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미국 "북한 의지 약해 남북대화 무산"…한국 원칙에 찬사 북 "남북관계 개선 중대과업"…6·15선언 '즉각 이행' 주장 "학점 잘 줄테니…" 위험수위 넘나드는 '이념의 강요' 미국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 대화 조건…북한 의지 부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