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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D-5, 중일러 "패싱 막아라" 사활전…'한반도 고차방정식'

입력 2018-06-07 11:17 수정 2018-06-07 11:18

중, 소외 우려에 '북 끌어안기'…러, 북한에 손짓하고 중국과는 연대 모색
일, '재팬패싱' 노골화에 미 붙들고 대북 대화채널 구축 노력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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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소외 우려에 '북 끌어안기'…러, 북한에 손짓하고 중국과는 연대 모색
일, '재팬패싱' 노골화에 미 붙들고 대북 대화채널 구축 노력 병행

북미회담 D-5, 중일러 "패싱 막아라" 사활전…'한반도 고차방정식'

한반도와 그 주변 역학질서를 뒤흔들 북미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남북미가 주도하는 외교적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자칫 '패싱'(소외)당할 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사활을 건 외교적에 뛰어들고 있다.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주도권을 잡거나 핵심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동북아 역학구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외교적 입지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그만큼 커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의건 타의건 '주변부'에 머물러왔던 이들 3개국은 적극적으로 북미에 손을 내밀고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도 불사하며 한반도 논의에 직접 개입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운명의 담판을 앞둔 남북미에 더해 중일러가 가세하며 빚어내는 '한반도 외교방정식'이 갈수록 고차원화 되고 있다.

◇ 中, 남북미 종전선언 추진에 '곤혹'…北 끌어안으며 국면전환 모색

최근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한국이 중재하고 북미가 협상하는 구도로 전개되면서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중국을 뺀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내부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단 북한을 적극 끌어안으며 '판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곤혹스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당초 한반도 비핵화 협의의 첫 단계부터 자국이 참여하는 남북미중 4자 체제의 틀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종전선언에도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으로서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무역갈등과 동중국해 이슈 등을 놓고 번번이 중국과 충돌해온 미국이 의도적 배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추진하는 데 합의해 일단 중국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미중 갈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이기는 하지만 이미 1990년대 초반 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하면서 사실상 영향력을 상실한 상황이라 종전선언에 끼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힘든 처지에 놓여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은 관영 매체를 동원해 종전선언 의미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다음 단계인 평화협정에 반드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으로서 계속해서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4월 북한과의 잇단 정상회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냉랭했던 북·중 관계를 복원한 중국이 남북미 주도의 한반도 논의에 개입할 명분을 찾으려 북·중 밀착 행보를 강화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26일 북한 청년 외교관 대표단을 충칭(重慶)에 초청했고 앞서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도 베이징, 상하이 경제현장을 다녀갔다.

◇ 러시아, 北에는 정상회담 러브콜, '동병상련' 中과는 의기투합

다른 주변국에 비해 여유를 보이던 러시아도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는 동시에 동병상련의 처지인 중국과 의기투합해 한반도 논의의 주도권 회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를 방문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했다.

이런 사실은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연내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이후 크렘린궁이 이를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래 이렇다 할 외교접촉을 시도하지 않던 러시아가 최근 북측에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은 6자회담 재개에 대비해 한반도 논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최근 동북아에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국 협력 강화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8∼1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남북한과 미국 3자 체제로 흘러가는 한반도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으려 연대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일에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 경제 5개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양국 외교수장이 회동해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해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 일본, '재팬패싱' 현실화에 美로 달려가 '구원 요청'

주변국 중 유일하게 북한과 대화채널을 구축하지 못한 일본은 북미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노골화하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에 속을 끓이고 있다.

미국의 등에 업혀서라도 한반도 논의에 발을 들여놓겠다는 절박감에 대미 외교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는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7일 백악관을 방문해 50여일 만에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다.

아베 총리는 당초 대북 압박 공조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용인하고 한중일 대북 경제지원을 당연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일본 정부는 홀로 '최대한의 압박'을 외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미일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표현을 더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외교와는 별도로 일본 관료들도 미 정부 관계자들과 전방위 접촉에 나섰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오는 9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도 지난달 말 하와이에 이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연달아 만났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기간 싱가포르에 6자회담 일본 측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파견해 북한 당국자와의 접촉을 모색할 전망이다.

북한과의 대화채널 구축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고노 외무상은 오는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회의를 계기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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