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Talk쏘는 정치] "촛불탑 훼손 안돼" vs "시민이 대신 철거"

입력 2018-03-07 19:0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지난 삼일절에, 제가 3.1절 만세운동 재현 현장을 취재하고 있었을 때  같은 시각 광화문에서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차를 타고 복귀하는 길에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참가자 중의 일부가 광화문 광장에 있는 희망 촛불 조형물을 쓰러뜨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장면이 종로 소방서가 촬영한 것인데요, 쓰러진 조형물을 보면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잘했다고 외칩니다.

희망 촛불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때 광화문 광장을 지켰는데, 아마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에 "평화적인 집회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공공의 장소에서 시설을 파괴하고 방화하는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대한애국당,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태극기 집회 참가단체 등을 특수 손괴와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철거할 조형물을 시민이 대신 철거해줬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5일) : 서울시에서 철거해야 될 것을 철거도 안 하고 그대로 두고 보니까 시민들이 철거를 해준 겁니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시민을 체포를 해가요? 그거 다시 세울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면서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언론들이 홀대했다고 비판했는데요.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으로 논평을 냈습니다.

[박대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3·1절 보도, 태극기 외면, 촛불 신봉은 유감입니다. 이 정권이 장악한 방송은 철저하게 정권 맞춤형이 된 것입니까. 공영방송 내부에서조차 150만명이 모였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도, 언론은 태극기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했습니다. 반면 '촛불탑'과 관련해서는, 신줏단지 모시듯 경쟁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애국당에서는 난데없이 폭발물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5일 대한애국당 당사 7층 화장실에 플라스틱 물병 3개가 든 검은색 가방과 메모가 발견된 것인데요. 메모에는 조원진 대표에 대한 협박성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폭발물 처리반까지 동원됐지만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현장에서 용의자 최 모 씨가 바로 검거됐는데,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현 정부가 남북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대한애국당 대표가 방해하고 있어 겁을 주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대한애국당은 테러시도가 있었는데 경찰이 졸속수사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지연/대한애국당 대변인 (어제) : 5일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를 겨냥한 폭탄 테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출동하여 피의자를 경찰서로 이송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한애국당은 경찰이 미온적 태도로 졸속 수사하고 있음을 규탄합니다.]

상대 진영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불태우고 이렇게 협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죠. 게다가 일부 정치인은 말려도 모자랄 판에 옹호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정치가 진영 논리에 휘둘리고, 옳고 그름의 문제, 합법, 불법의 문제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얘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경찰 "3·1절 태극기 집회 참가자 폭력행위 엄정 수사" 가짜뉴스 판친 3·1절 구국기도회…끝난 자리선 친박집회 '촛불 조형물' 부수고 불 지른 친박집회…경찰 "엄정수사" 대한애국당 당사 '폭발물' 소동…"뇌관·기폭장치 없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