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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특검, '블랙리스트 의혹' 김기춘·조윤선 소환

입력 2017-01-17 18:46 수정 2017-01-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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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을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특검이 두 사람을 동시에 소환한 것만 봐도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국회 발제는 두 사람에 관해 집중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김기춘씨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오전 10시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국민들께 과연 어떤 심경을 밝혔을까요?

[김기춘/전 비서실장 : (아직도 최순실씨의 존재 모르십니까?) … (정부 지원 배제 명단 아직도 모르십니까?) …]

청문회 땐 "모릅니다, 아닙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말씀도 잘하시더니 오늘은 그마저도 안했습니다. 오늘 이 특검 소환 장면 보신 많은 분들이 '과연,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말씀 많이 하시더군요. 왜냐? 김기춘씨는 그야말로 '부도옹', 아무리 넘어뜨려도 다시 일어서고야마는 오뚜기 같은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엔 유신헌법 기초와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을 단죄한 공로로 정말 최고로 잘나갔고요. 그나마 미운털이 박혀 날라갈 뻔했던 전두환 정권 시절엔 정권 핵심에 충성편지를 씀으로써, 노태우 정권 시절엔 '5공 청산'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김영삼 정부 시절엔 YS의 고향 및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로, 잘도 버텨왔던 그였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안심하고 있던 박근혜 정권 말미에 이런 일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한국일보가 어제, 김기춘씨의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을 구해서 보도했습니다. 책 제목이 참 오늘 상황과 많이 겹치는데… 이 책은 주변 지인들에게만 뿌린 거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책 내용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공산주의자들은 무좀과 비슷하다. 약을 바르면 잠시 들어갔다가, 약을 바르지 않으면 또 재발하는 것이다. 뿌리를 뽑지 않으면, 또 언제 독버섯처럼 돋아날는지 모른다." - 김기춘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시다시피 김기춘씨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좌파 문화예술인들을 완전히 뿌리뽑겠다고 만든 블랙리스트. 앞서 들으신 김기춘씨의 공산주의자관과 비교해보면 김씨는 '정권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인식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봅니다.

이번엔 조윤선 문체부 장관입니다. 사표를 내고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으라는 각계의 요구가 많았지만 끝내 장관 신분으로 나왔습니다. 뭐라고 했는지 들어보시죠.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전혀 관여한 적 없습니까?) 진실이 특검조사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조윤선 장관은 아주 오래전부터 문화부장관을 꿈꿔왔다죠. 법조인이었음에도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란 책을 쓸 정도로 문화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또 다른 핵심으로 이렇게 불려나왔다는 사실 자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요, <김기춘. 조윤선="" '운명의="" 날'="">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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