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 레킷벤키저(옥시)의 공식 사과에 대해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진정성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불매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은 2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제와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은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겁나서하는 쇼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에게 "옥시를 불매운동으로 단죄해달라"고 밝혔다.
옥시는 이날 오전 11시 가습기살균제 관련한 첫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옥시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소비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포괄적인 피해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옥시의 피해대책에 대해 "100억원은 피해기금이 아니라 인도적 기부금으로 수년 전 환경부에서 지급한 금액"이라며 "지금까지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롯데마트가 100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제시한 것과 비교해보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정부 조사에서 집계된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사망자는 10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이어 "범국민적 불매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행해지는 대형할인매장의 옥시 판촉행사는 가습기살균제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라며 "방송사들도 옥시 제품 TV광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들도 옥시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직장인 김진옥(43·여)씨는 "사과와 보상은 (첫 피해자가 나왔을)당시에 했어야 했다"며 "5년이 지나서 사과하는 건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미리 검증을 하고 나서 팔았어야 하는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검증도 없이 제품을 팔았을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불매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태준(51)씨는 "사람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도덕적인 책임이 무겁다"며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기업의 이익을 목적으로 유해성이 있는지를 면밀히 보지도 않았다면 그건 더 문제다. 사과와 피해 보상은 별도의 문제고, 법적으로도 엄중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