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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단속 첫날, 혹시나? 역시나…매장 혼란 여전

입력 2018-08-02 21:35 수정 2018-08-03 00:11

규제 기준도 모호…실효성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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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기준도 모호…실효성 우려 목소리도


[앵커]

코끼리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 재료를 대신하기 위해 발명된 게 '플라스틱' 입니다. '원하는 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현대판 요술 방망이'라고 불리는 최고의 신소재 플라스틱인데 문제는 너무 많이 쓴다는 겁니다. 특히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비되는 일회용 컵이 무려 260억 개에 달합니다.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이 플라스틱이 이제는 지구의 삶을 위협하는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품 줄이기'를 이미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빨대나 커피 막대 같은 플라스틱 제품 10종을 쓰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습니다. 또 글로벌 커피 체인 업체인 '스타벅스' 역시, 2020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지요. 이제 우리나라도 첫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오늘(2일)부터 커피 전문점이나 패스트 푸드점에서 '일회용 컵' 규제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잘 지켜지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벌써 실효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기자]

오늘 점심시간, 커피 전문점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매장을 돌아봤습니다.

직원이 묻기는 하지만,

[커피전문점 직원 : 드시고 가세요? 드시고 가시면 머그잔에 드리고요.]

자리에 앉은 사람들 절반 이상이 일회용컵을 쓰고 있습니다.

막는 직원은 없습니다.

[커피전문점 직원 : 처음에 일회용 컵 매장에서 드시면 안 된다고 해도 '나갈 거예요' 하고는 그냥 앉아계셔서…]

끝까지 마시지 않으면 매장 안에 있어도 단속 대상이 아니고 과태료도 손님이 아닌 점주가 내기 때문입니다.

카페 쓰레기통에는 일회용컵이 더 많습니다.

규정대로 하면 이곳은 과태료를 물어야합니다.

손님 모두 유리컵이나 머그컵으로 음료를 마시는 곳도 있지만, 취재진이 돌아본 거의 모든 매장 사정이 비슷했습니다.

단속반은 각 지자체에서 운영합니다.

위반 사항은 없는지 둘러보고 준비된 컵의 개수도 확인합니다.

그러나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어떤 경우에, 얼마나 물려야 할지, 또 컵은 얼마나 가져다놓아야 적당한지의 기준이 모호합니다.

커피전문점만 1500개가 넘는 서울의 한 자치구의 단속반은 고작 2명, 턱없이 부족합니다.

컵의 위생 관리 문제와 이에 따른 인력 문제에 대한 답도 없습니다.

지난 5월부터 준비했다는 환경부는 세부 지침이 준비되지 않아 단속 시행을 하루 미루기까지 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겉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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