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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철 백사장 가득 쓰레기…먼바다 돌고 돌아 '부메랑'

입력 2018-08-0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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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해 이맘 때 늘 전해드리게 되는 소식인 것 같습니다. 해수욕장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 얘기입니다. 내가 아무생각 없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하나, 분해가 되는 데 45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파도를 타고 바다에서 몰려온 해양쓰레기들입니다.

부표 같은 어구들도 많지만, 사람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많습니다.

일부 페트병은 포장과 병뚜껑에 중국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다를 얼마나 떠돌아다녔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녹슨 냉장고도 발견됩니다.

오랜 시간을 보낸 스티로폼은 표면이 맨질맨질해졌습니다.

[인근 주민 : 이거는 많이 밀려온 거 아니에요. 여기서 버리는 건 하나도 없어요. 치우면 또 와요. 조금 있다 물 들어오면 또 밀려오는 걸?]

지난해 전국의 바닷가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8만여t. 이런 쓰레기들이 어디서 생겨나는지 피서철 해수욕장을 찾아봤습니다.

한낮의 폭염 때문에 날이 저물면서 백사장에 사람들이 더 많아집니다.

밤이 되자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파도를 보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습니다.

야식을 먹거나 불꽃놀이를 하면서 여름밤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마다 소주병과 맥주캔 등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청소가 시작되는 새벽 4시에 다시 찾아가보니 돗자리에는 사람만 사라진 채, 마시던 술과 과자가 그대로 있습니다.

여러 대의 폭죽도 발사할 때 모습 그대로입니다.

지금 시각이 새벽 6시인데요, 60여 명의 청소인력이 해변 곳곳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금세 모래로 뒤덮여진 쓰레기는 완전한 수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폭죽 화약이 담겨있던 작은 플라스틱 원통은 작고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청소원 : 이런 게 줍기 나쁘다고 이게. 모래밭에 묻혀 있으니까. 되게 많아요.]

미처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는 파도에 쓸려 바다로 흘러갑니다.

채로 해변가를 파헤쳐보니 병 뚜껑과 담배 꽁초 등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10여 분 동안 백사장 바닥을 파헤쳐 찾은 쓰레기들입니다.

얇고 가는 비닐이나 철사, 그리고 병뚜껑 등이 많습니다.

인근 해변의 갯바위에도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특히 피서철에 버려지는 쓰레기 대부분은 일회용품들입니다.

지난 밤 사이에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나온 쓰레기입니다.

다 합쳐서 3t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파란색 봉투에 담긴 것은 일반 쓰레기, 보라색 봉투에 담긴 것은 재활용 쓰레기입니다.

캔이나 병도 있지만 역시 가장 많은 쓰레기는 플라스틱입니다.

플라스틱의 경우 바다에서 분해에 450년 가량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분해되지 않은 쓰레기들은 바닷가 한복판에 섬을 만드는가 하면 이를 먹이로 착각한 해양 생물의 삶까지 위협합니다.

바닷가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 온 김용규 씨는 얼마 전 30년 된 맥주캔을 줍기도 했습니다.

카페거리가 있는 해변에서는 일회용 컵을, 피서객들이 몰리는 곳에서는 장난감이나 폭약통 등 플라스틱이 많이 수거 됩니다.

[김용규/강릉시 포남동 : 커피 테이크아웃 해서 마시잖아요. 그러면 그거를 꼭 이렇게 모래에다가 꽂아놔요. 그런 것들이 밤사이에 파도가 쳐가지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거죠.]

물이 차자 빨대와 캔 등 인근에서 버린 것으로 추정된 쓰레기들이 다시 바닷가로 밀려옵니다.
 
이렇게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해양쓰레기가 되고 길게는 수백 년 동안 썩지 않고 바다를 돌아다니며 해양생태계, 우리의 삶까지 위협합니다.

즐거운 피서철, 쓰레기 처리에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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