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분들, 성 문제로 아이들과 툭 터넣고 얘기 나눠보신 적 있습니까? 며칠 전 JTBC '탐사코드J'에서는 10대 학생들의 대담한 성경험 실태를 다뤘는데요. 민감한 주제였던 만큼 반응이 뜨겁습니다. 특히 첫 성경험 연령이 만 13.6세란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넘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탐사코드J' 방송 그 후를 점검합니다.
김형구 기자입니다.
[기자]
[고2 학생 : (성경험은 몇학년 때?) 중3 때.]
[고1 여학생 :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박○○/고3 학생 : 고등학교 1학년 때. 좋으면,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지난 17일 '탐사코드J'에서 방송된 10대들의 도발적인 성경험담입니다.
탐사코드J에선 이처럼 성경험이 있는 중고생들의 첫경험 평균 연령이 갈수록 낮아져 2010년 현재 13.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른들은 선뜻 수긍하기 어려워 합니다.
[김종태 : (첫 성경험 평균 나이가 13.6세래요.) 그렇답니까? 놀랍네요. 그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요.]
[임윤희 : 황당하죠. 그 어린 것들이 뭘 알아가지고….]
2010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 가운데 성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은 5.3%에 이르고 이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연령이 13.6세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비록 성 경험이 있는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긴 하지만 첫경험13.6세는 외국과 비교해도 과속스캔들이라 불러도 좋을 정돕니다.
[고은선/산부인과 전문의 : 어른들이 아는 이상으로 이해도도 좋고 궁금한 호기심까지 있는 연령이기 때문에 더 많은 해프닝이 있을 수 있어요.]
10대 학생들이 이처럼 일찍 성에 눈을 떠버렸지만 학교 교육은 이를 못따라가고 있습니다.
[고2 학생 커플 :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선생님 생각은 옛날 그대로여서…예전하고 다른데… 지금하고 안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탐사코드J' 방송 이후 일선 교육 현장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성을 좀 더 터놓고 얘기해 성 문제를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열린 성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겁니다.
[이현숙/교사(대원 국제중) : (열린 성교육을) 좀더 적극적으로 공식 프로그램화시켜서 시스템화된 프로그램으로 해서 누구나, 어느 선생님이나 그 프로그램만 가지면 아이들한테 잘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학생들도 공감하는 모습입니다.
[최인혜/대원 국제중 2학년 : 성교육 시간을 일단 더 많이 늘리고, 프로그램을 바꿔서 학생들에게 좀더 올바른 성의 가치를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아요.]
청소년 성상담 단체도 10대의 건전한 성 가치관 확립을 위한 캠페인 전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소장 : (성교육을) 20분만 하고 1시간 했다고 (거짓보고) 한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실제로 성교육이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도 해야 될 것 같고요. 선생님들에 대한 교육이라든지, 교재개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계속…]
물론 피임 등 성생활에 대해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얘기하는 교육 방식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교육방식을 택하든 '솔직한 소통'이 비뚤어진 10대의 성문제를 해결할 최선이란 사실은 변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