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0년대,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어린 소년들까지 감금하고 폭행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9살이었던 피해자가 어느새 마흔살이 됐는데요. 저희가 작년 연말에 이분을 취재해서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에 끔찍한 악몽을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주정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9살 소년, 머리를 깎고 나서 지옥 같은 생활이 시작됩니다.
[한종선/전시작가(형제복지원 피해자) : 처음 들어갔을 때 너무 무서워서 계속 울었죠. 집에 가고 싶다고 우니까 소대장, 조장들이 막 때리기 시작하는 거죠.]
배는 고프고 아빠가 보고 싶었지만 돌아온 건 몽둥이찜질뿐이고, 구원의 손길은 너무나 멀었습니다.
[한종선/전시작가(형제복지원 피해자) : 그 안에서 3년 넘게 살다 보니 감옥보다 더 심한 곳이고, 북한에서나 볼 법한 그런 구조였죠.]
"저 높은 담장 너머엔 자유로운 세상이 있을까?"
소년은 눈물을 삼키고 또 삼켰습니다.
이제는 마흔살이 된 그때의 소년, 당시 참상을 증언하는 20여 점의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제라도 철저히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지만 국회에 제출된 진상규명 법안은 아직도 통과될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