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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에 이름 적게 해"…부실 감찰 넘어 은폐 의혹

입력 2015-03-12 20:37 수정 2015-03-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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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자 상급 부대가 자체 감찰에 나섰는데, 설문지에 계급과 이름을 적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익명으로 해도 될까 말까 한 조사를, 그것도 실명으로 했다는 건데요. 부실 감찰을 넘어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어서 정진우 기자가 역시 백령도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JTBC 취재진이 입수한 상급 부대의 감찰 설문조사 내용입니다.

대대장이 술을 자주 마시는 거나 유흥업소에 출입하는 것을 목격했는지, 또 일일 상황보고 회의에는 매일 참석하는지 등 그동안 모든 부대원이 쉬쉬하던 내용이 설문지에 적혀 있습니다.

문제는 설문지를 제출할 때 계급과 성명을 적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사실상 내용을 알고 있어도 아무것도 적지 말라는 압박인 셈입니다.

[제보자 : 원래 해병대에서 뭔가를 밝히고자 하면 무기명 설문을 하거든요. 저는 기명 설문을 근무하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대대가 풍비박산 날 수 있는 위기라며 신중하게 작성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조사 책임자가 했다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설문에 응한 부대원들을 따로 불러 진술서를 쓰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내부 고발자를 색출하기 위해 간부들의 휴대폰 통화 기록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혹이 잇따르자 해병대 사령부가 전격적으로 감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부대원들 사이에선 오히려 사령부 감찰에선 더욱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거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폭력을 막겠다며 특단의 대책까지 거론한 국방부의 호언장담이 말 잔치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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