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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미달 은혜초, 방학 하루 전 '폐교 통보' 가정통신문

입력 2017-12-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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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풀이 무성한 텅빈 운동장. 2015년 폐교된 서울의 옛 공진초등학교 모습입니다. 학생수가 너무 적어 문을 닫은 것인데, 이런 일은 이제 농어촌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저출산의 여파로 지난해 초등학생 수는 267만여 명, 2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0%나 줄었고,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240명을 넘지 못해 통폐합 권고대상이 된 초등학교가 서울시내에만 29곳이나 됩니다. 이러다 보니 보통 경쟁을 하며 들어가던 서울의 사립 초등학교마저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겠다는 곳이 등장했습니다. 갑작스런 폐교 결정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조민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사립초등학교인 은혜초등학교가 방학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보낸 가정통신문입니다.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재정적자 때문에 폐교를 결정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김용현/서울 불광동 (은혜초 학부모) : 어제 학교 방학식한다고 갔는데 정말 눈물이 나서, 애들이 다 울었어요. 재단의 이기적 생각 때문에 어린 애들이 너무 상처를 입어서…]

이 학교 재학생은 235명으로 정원 360명에 한참 못 미칩니다.

올해도 신입생을 모집했지만 60명 정원에 절반 정도를 채우는 데 그쳤습니다.

갑작스런 폐교 통보해 학부모들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손녀가 다니는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에 무작정 학교 앞까지 찾아가기까지 합니다.

[A양(은혜초) 외할머니 : (학교가) 당장 없어져? 그럼 졸업도 안 하고 어떡하지? (폐교소식) 인터넷에 떴잖아…]

서울시교육청은 폐교 결정 전에 학생 분산 수용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전학 등 다른 학교로 갈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운영돼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김용현/서울 불광동 (은혜초 학부모) : 학교 재단에선 벌써 폐교를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학교에 대한 지원이나 그런 게 제대로 될까…]

서울에서 학생 감소를 이유로 폐교를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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