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피카소도 누른 뭉크의 '절규'…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입력 2012-05-03 22: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네, 뭉크의 절규에 대해 정재숙 문화부장과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절규'가 이렇게 비싼 값에 팔린 건 그만큼 사람들이 좋아하고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얘긴데요. '절규'는 어떤 작품인가요?



[기자]

보는 이를 사로잡는 강력한 이미지가 압권이죠.

공포에 질려버린 해골의 형상이 정면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니 그 외침이 들리는 것 같지 않으세요.

누구나 그런 때가 있잖아요. 마치 온 몸을 유리가 찔러오는 듯 아플 때, 마음이 찢어질만큼 고통스런 현실이 참을 수 없을 때, 비명이 절로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는 상황말이죠.

그런 심정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뭉크는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이 그려진 때는 1893년, 세기말이죠. 시대의 우울이 핏빛 하늘에 배어있죠.

[앵커]

뭉크가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개인사나 속사정이 있을까요.

[기자]

뭉크는 대부분의 그 시대의 예술가가 그렇듯 내적 분열로 신음하는 섬세하고 감정이 풍부한 영혼의 소유자였어요. 그림을 그리는 일 자체가 도취였죠.

스스로 말하길 "정신적 고통은 내 예술의 한 부분이라 나로부터 떼어낼 수도 없고 떼어내면 내 예술이 파괴될 것"이라 이야기했죠.

게다가 어린 시절에 병마에 시달리던 어머니와 엄마처럼 의지했던 누나를 잃고 죽음에 집착했어요.

정신 질환이라 부를 수 있을만큼 파괴적 사랑에 자신을 내던졌고요.

사춘기, 병든 아이, 마돈나, 키스, 절망, 멜랑콜리 같은 작품 제목이 곧 그의 일생을 말해주는 주제어였죠.

그래서 조국인 노르웨이를 떠나 표현주의의 나라 독일로 건너간 그에게 나치가 '퇴폐 작가'란 낙인을 찍은 건 일종의 예술적인 훈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림 한 점에 1천355억원 이라면 엄청난 가격인데요. 미술품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될 수 있을까요?

[기자]

한국이 낳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가 이런 말을 했죠.

"익은 밥 먹고 설익은 짓 하는 것이 예술이다." 미술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건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여백, 일상의 꽉 막힌 상식을 뻥 뚫어주는 자유, 해방, 일탈 같은 것이죠.

거기에 값을 매기는 건 자본주의의 잣대이죠. 미술품 값은 사람들 저마다 제 속에 간직하는 설렘의 양 아닐까요.

관련기사

1335억…뭉크의 '절규'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됐다 동화책 사줄 돈 없던 박수근 자녀 위해 직접 그린 그림책 빛의 미술가 엘리아슨, 이번엔 태양열 램프에 꽂혔다 미니스커트 입은 김정일? 탈북화가가 전하는 북한 실상 만화명작 '각시탈·국경의 갈가마귀' 등 일간만화방에 뜬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