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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날밤? 합방!"…성희롱·성추행 난무 서울시 산하기관

입력 2014-11-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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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날밤? 합방!"…성희롱·성추행 난무 서울시 산하기관


A실장은 서울시 산하 OOO공원과 용역계약을 맺은 R사의 현장대리인이었다. 그는 여성 접점직원(매수표·고객도움터·셔틀버스 운행 등 담당) B씨와 공원 공무원인 C팀장을 엮어주려고 애썼다.

이 정도면 노총각인 C팀장과 젊은 처녀인 B씨 사이에 '다리'를 놔줄려는 노력으로 치부될 수 있었다. 하지만 A실장은 선을 넘었다.

올해 7월초 치러진 공원직원 워크숍 점심식사 자리에서 A실장은 C팀장을 가리키며 B씨에게 "팀장님이랑 같은 방을 쓰면 되겠네. 오늘이 첫날밤인가? 합방! 2세도 보는 건가"라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

앞서 C팀장은 워크숍 장소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술을 마시면서 "어린 것들이랑 노니까 좋다"고 떠들었다. 심지어 여성 접점직원에게 머리끈을 달라고 한 뒤 "XX 묶어버리게"라고 말해 주위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A실장은 평소에도 업무시간에 술자리를 자주 마련해 접점직원에게 공무원들의 술시중을 들도록 강권했다. C팀장은 A실장과 죽이 맞아 접점직원에게 "오빠라고 불러라"고 수시로 발언했다. A실장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희롱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장했다.

B씨는 직접고용(공무직) 전환을 앞둔 처지였다. C팀장은 공무직 전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B팀장에게 잘 보여야하는 A실장은 신분이 불안정한 여성 접점직원들의 처지를 이용해 사실상의 '채홍사' 역할을 했다.

A실장 밑에 있던 D대리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했다. 노래방에서 접점직원의 목을 감싸고 당겨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이 공원 고위간부인 E과장의 성희롱과 성추행도 이들에 못지 않았다.

E과장은 노래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일상으면서 여성 접점직원의 어깨와 허리, 엉덩이에 손을 댔다.

B팀장은 평소 공무직 전환을 앞둔 이들에게 폭언과 함께 인사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는 등 전횡을 일삼기도 했다.

고용불안에 떠는 말단 직원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 폭언 등을 일삼아온 서울시 산하 기관 공무원들과 용역업체 간부들의 행각은 B씨 등이 지난달 10월 서울시 인권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27일 "공원에 근무하는 E과장, C팀장, A실장, D대리가 워크숍이나 평소 잦은 회식자리에서 직무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용역업체 소속 고객 접점직원에게 신체적 접촉을 포함해 성적 언동을 하거나 근무시간에 술자리에 동석시키는 행위 등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무직 전환을 앞둔 시기에 고용상의 불이익을 예견할 수 있는 불리한 발언을 하고, 특정 직원에 대해 부당한 인사조치를 했다고 확인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이에 서울시장에게는 E과장과 C팀장에 대해 징계조치할 것과 성희롱 예방교육 등의 사후관리를 포함해 공무직 전환과 관련한 직장내 괴롭힘 예방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공원관리소장과 용업업체 대표에게는 A실장과 D대리를 현장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조치를 하도록 각각 권고했다.

성희롱 피해자들인 고객접점 직원들에게는 유급휴가 및 심리치유 등 피해회복 조치를 하도록 역시 권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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