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지난 대선 때 후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에 가장 소극적이었다"며 "개헌하자고 더 강하게 주장한 분들이 뒤집어서 더 큰소리를 치고, 약속 지키려는 분이 공격받는 것이 옳은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개헌 및 야당의 협조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개헌과 관련해 '왜 소극적이냐. 촛불민심을 수용 안 하느냐' 등 공격을 엄청나게 받았다"며 "당시 나도 우연한 기회에 문 대통령에게 '아니 그냥 개헌한다 그러지 왜 공격을 받으시느냐'고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 문제를 대하는 각 당의 자세를 보면 굉장히 좀 의아하다"며 "물론 약속을 바꿀 수도 있고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모종의 설명을 하고 그랬으면 한다. 약속 바꾼 사람이 미안한 척이라도 하는 게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 총리의 이러한 작심 발언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권력기관 개편과 개헌 모두, 대통령은 약속을 매우 중요시하는 그런 분이라서 약속을 이행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른바 권력기관 개혁, 국정원·검찰·경찰은 그동안 우리가 권력기관들이 해온 일, 그런 일을 하는 방식에서 얼마나 많은 폐해가 있었는지 경험하지 않았느냐"며 "성의를 다해서 설명하고 국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리는 공기업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그 사람이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느냐 못하느냐 그것으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자료만 놓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함께 일하거나 겪어보고 '괜찮겠다' 하는 것이 정확한 판단일 수 있다"며 "4강 대사 중 외교관 출신이 하나도 없다고 국회에서 지적하는데, 큰 변화가 있을 때는 외교관 출신보다 정치인 출신이 잘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 노영민 대사가 한중관계에서 잘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낙하산 인사 폐해는 잘 안다"며 "현재까지 겪어본 사람 중에서 (그 직위에) 가장 근접한 사람, 낙하산이라는 사람이 대체로 그런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