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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문가들 "기대낮춰 선물 챙겨준 트럼프…북 거사 이룬 날"

입력 2018-06-02 17:03

조셉 윤 "비핵화 프로세스 시작…진정성 입증토록 압박 필요"
빅터 차 "트럼프 양보 많았다"…힐 "북한의 국제위상에 '빅데이'"
"트럼프, 일대일·개인관계로 김정은에 비핵화 설득한다는 생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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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비핵화 프로세스 시작…진정성 입증토록 압박 필요"
빅터 차 "트럼프 양보 많았다"…힐 "북한의 국제위상에 '빅데이'"
"트럼프, 일대일·개인관계로 김정은에 비핵화 설득한다는 생각인듯"

미전문가들 "기대낮춰 선물 챙겨준 트럼프…북 거사 이룬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1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동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애초 기대에서 물러나 작지 않은 양보를 북한에 건넸으나, 북한의 비핵화는 확실히 '쟁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북한과 미국의 '기대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위해 애초 계획보다 더 느리고 단계적인 비핵화 절차에 대해 협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는 풀이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양측이 지난 몇 주에 걸쳐 격차를 줄이는 대화를 하는 것을 봤다"며"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2∼3차례 정상회담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한 차례 정상회담으로 일을 끝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와 비슷하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절차와 진전을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뚜렷한 양보를 얻어내지 않고 너무 빨리 보상을 건넬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뒤따랐다.

윤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은 자신이 진심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이 진지하게 전향적이라는 걸 뭘 보고 믿느냐? 즉각적 조치, 타임라인, 시한이 무엇인지 추궁하며 우리는 그 지점에서 진정성을 입증하라고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른 외교 정책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의 수위를 낮췄다면서, 이는 즉각적인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대하던 애초 기대가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의미에서 이미 북한에 양보한 것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강화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김 위원장을 만나기도 전에 거대한 양보를 한 것"이라며 "정상회담이 '프로세스'(절차)라고 말한 것도 즉각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확약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그 또한 양보"라고 짚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동은 북한에 '획기적 사건'이었다고 진단했다.

힐 전 차관보는 NYT 인터뷰에서 "오늘은 북한과 북한의 국제적 위상을 따질 때 거사가 일어난 날(a big day)"이라며 "미국이 우방과 이웃 국가들을 오늘날 어떻게 대하는지와 대조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인상을 말하자면, 북한은 더 심도 있는 비핵화를 위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으려 하고 타임라인이 없이 일반론에만 집착했다"고 주장했다.

미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의 이성윤 교수는 "김 위원장의 선물 주머니에 불필요한 양보를 챙겨줬다"며 최대 압박의 완화, 장기간 협상계획, 추가 정상회담의 기회, 한국·중국·일본의 경제지원안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북한은 의미 있는 양보나 변하겠다는 신호 없이 오늘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행정부'가 6·12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확약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최소한 현재로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단호히 약속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대가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핵무기 폐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점을 견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역사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일대일로, 개인적 관계를 형성해 미국이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믿는 구석인 듯하다"고 해설하기도 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도 블룸버그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매료시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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