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재 기자와 조금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이지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계곡 살인사건', 처음엔 단순 변사 사건으로 끝이 났었죠. 몇 년 만에 다시 수사에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익사 사고로 위장하는 바람에 자칫 묻힐 뻔했던 사건입니다.
경찰과 검찰은 2019년 6월 사건 발생 당시에, 실제로 단순 변사사건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이은해가 윤 씨 명의로 가입했던 보험사에 생명보험금 8억 원을 청구하면서 수상한 덜미가 잡힙니다.
이때 보험사가 거절하자, 이은해는 여러 곳에 보험사가 보험금을 안 준다고 제보를 했습니다.
의문을 느낀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행적을 취재하고 보도를 했고, 유족들이 경찰에 보험사기로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윤 씨를 살해하려는 시도가 그 이전에도 있었던 걸로 조사가 됐죠?
[기자]
이은해와 조현수는 같은 해, 그러니까 2019년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런 살인미수 정황이 추가됐고요.
바로 이를 조사하려던 두 번째 소환을 앞둔 지난해 12월, 이은해는 지인에게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도주했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처음부터 단순 변사로 처리했던 게 이해가 가지 않는데 당시 경찰도, 검찰도 아무런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건을 넘겼다고 해도 검찰에서 한 단계 걸러질 수 있던 구조였습니다.
3년 전이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살아있던 때입니다.
하지만 관할 검찰청인 의정부지검이 변사 사건으로 끝내라고 한 겁니다.
당시 담당이었던 안미현 검사는 오늘(16일) 페이스북에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 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기록만 받아봐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검수완박 전에 검거가 돼 다행이라는 취지로 적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에도 검수완박 갈등이 녹아 있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