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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책구상, 중도층 공략 염두뒀나

입력 2012-07-20 10:51

새누리-민주 중간지대…야권 후보단일화도 고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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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민주 중간지대…야권 후보단일화도 고려한 듯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정책구상은 자신의 주된 지지층인 중도층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의 생각'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남북관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총정리한 것으로서, 사실상 안 원장의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소(小) 공약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원장이 책에서 밝힌 구상을 보면 현안에 대한 독특한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성정당에서 발표한 정책을 자신의 시각으로 평가하면서 본인의 정체성에 맞게 재구성해 차별화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정책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중간지대를 택한 분위기가 풍긴다.

우선 안 원장이 생각하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기성 정치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복지, 정의, 평화다.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남북화해를 화두로 제시한 새누리당, 민주당과 비슷한 인식이다.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민주당의 입장에 가까운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사안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중간지대에서 해법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제민주화다. 안 원장이 재벌의 부당내부거래, 불공정거래, 기술인력 빼내가기를 근절하기 위해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강조한 것은 새누리당, 민주당과 유사하다.

차이는 소수지분의 재벌 총수가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지배구조 개선 부분이다. 안 원장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제시한 새누리당에서 더 나아가 민주당처럼 순환출자 전면금지, 금산분리 강화를 해법으로 내놨다. 다만 출자총액제한제는 민주당이 부활을 주장하지만 안 원장은 좀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세정책의 경우 법인세에서 입장이 달랐다. 새누리당은 법인세율 현행 유지 쪽에 방점이 있지만 민주당은 이명박정부에서 실시된 법인세 감세 철회와 추가 증세를 적극 추진중이다. 안 원장은 법인세율 인상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각종 감면제도를 손질해 실효세율을 올리는 절충안을 택했다.

정치권의 대선 핵심의제인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복지체제 전체를 뭉뚱그려서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로 나누기보다 시대상황과 현실적 여건에 맞춰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무상급식 문제에서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초ㆍ중등단계 도입을 제시했지만 등록금 문제의 경우 `반값등록금'을 공약한 민주당과 달리 점진적 인하를 주장해 새누리당과 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대북문제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의 경우 새누리당이 박왕자씨 피살사건 등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선제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안 원장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재개 필요성을 거론했다. 개성공단 모델 확대를 강조한 것도 민주당과 유사하다.

다만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해 퍼주기 논란,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고 이명박정부는 채찍만 써서 남북갈등이 심화됐다고 비판하는 등 장기적 관점을 유지한 유연한 전략을 세울 것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검찰개혁에서는 상설특검제를 주장하는 새누리당과 달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주장해 민주당 쪽 스탠스를 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재재협상 필요성을 거론하고, 의료민영화, KTX 민영화 등에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원장이 양대 기성정당의 중간지대로 여겨질만한 정책적 태도를 취한 것은 향후 지지세 확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ㆍ진보 양측의 정책을 아우르는 전략은 지지층을 확장할 수 있는 정책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과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 등 연대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0일 "안 원장의 주된 지지기반이 중도층이어서 정책적 방향도 균형잡힌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중간지대의 정책은 기성정당과 차별화를 하면서도 향후 양측을 포괄할 여지를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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