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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르포] 두만강 사선 넘어온 탈북자 '생생한 증언'

입력 2012-02-27 23:11 수정 2012-02-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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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이운혁씨는 얼마전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고향을 떠나왔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탈북하는 바람에 한때 구걸로 연명하는 꽃제비 생활도 했었다는 이씨.

중국땅 연길에서 JTBC 취재팀과 만난 이씨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탈북자에 대한 감시가 한층 엄격해졌다며 조마조마했던 탈출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이운혁(가명)/탈북자 : 국경을 세게 봉쇄합니다. 학습도 강화하고 분위기도 엄숙해지고. 이전엔 가족 도주 있었는데 요샌 없습니다.]

최근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 체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하자 공안에 붙잡혀 북송될까 초조해합니다.

[한국(으로 탈북을) 기도하는 사람은 매장해 버리죠. (수용소로 보내) 정치적 생명이… (매장됩니다.) 그거 놔두지 말입니다. 잡아서 못 살게 하고 (그러면 안됩니다.) 가만 풀어놓으면 잘 살텐데… 운명에 맡겨야죠. 내 운이 좋으면 가는 거고.]

이씨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사정도 귀뜀했습니다.

주민들에게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더 충성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1월8일 김정은 생일에) 노농적위대 군사훈련소에서 (김정은을) 더 잘 받들어 모시겠다 선서를 했습니다. (2월16일 김정일 생일엔) 아이들 선물 줬습니다. 사탕 과자…]

최근들어 북한내 식량 배급 상황은 좀 나아졌다고 합니다.

[약간 풀렸습니다. 올해 주던 게 백미인데 백미를 섞어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한달에 옥수수만 1인당 15kg을 받았는데 올해부턴 이 중 42을 백미로 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가족중 탈북자가 있는 경우 남은 가족들을 집단 수용소에 집어넣어 감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가서 어머니를 만날 꿈에 부풀어 있는 이씨.

그의 남은 소원은 소박하기만 합니다.

[(헤어질 때 어머니가) 특별히 말한 게 없습니다. 기다리라고 했어요. (어머니에게) 오래오래 안 죽고 살으라고. 저쪽에서 애 많이 먹었으니까. (한국 가서) 부모님 잘 모시려고요.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앵커]

네, 이운혁씨가 무사히 남한으로 와서 어머니께 '엄마 저 이렇게 잘 컸습니다'라고
인사드리고 뜨거운 모자지간, 인륜의 정을 나누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앞으로 3시간쯤 뒤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립니다.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자들의 강제송환 문제가 논의되는데요. 모쪼록 중국이 국제사회의 여망을 받아들여 인도주의적 결정을 내리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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