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야가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의 원본을 까보자고, 어제(2일) 국회에서 합의처리했는데요. 동상이몽, 오월동주라고 할까요. 서로 생각은 딴 판입니다.
양원보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숱한 논란 속에 남북 정상회담 자료 제출 요구안이 통과된 이튿날. 여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논란 종식'을 하나같이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최경환/새누리당 원내대표 : 심각한 국론 분열을 마무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전병헌/민주당 원내대표 : (대화록 공개는) 논란을 종식시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은 전혀 다릅니다.
먼저 새누리당.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눈 녹음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정황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걸 통해 대야 공세에 힘을 얻어 청와대와 국정원으로 향하는 대선개입 의혹 논란을 차단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내심 노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반대로 정상회담 전후 자료까지 모두 공개되면 노 전 대통령의 무혐의가 분명해질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국가기록원 진본과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 사이의 틈새도 노리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차이가 발견되면 왜곡이나 조작 공세에 나서겠다는 심산입니다.
그 과정에서 당내 결집도 꾀할 수 있습니다.
여야가 이렇게 서로 엇갈린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결국 자료가 공개돼도 그 내용을 놓고 지루한 해석 공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