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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승 기록…'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눈물의 순간들

입력 2015-01-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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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황제 펠레, 골프황제 우즈, F1황제 슈마허처럼 한 종목에서 그보다 위대한 선수가 없을 때 '황제'가 붙습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올해 34살의 페더러를 황제로 소개하는 이유. 최근 개인통산 1000승을 기록해서만은 아닙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를 오광춘 기자와 함께 만나보시죠.

[기자]

2009년 호주오픈은 5세트까지 갔던 명승부보다 이 인터뷰가 더 강렬했습니다.

[로저 페더러/2009 호주오픈 준우승자 : 인터뷰 다음에 할게요.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네요.]

[라파엘 나달/2009 호주오픈 우승자 : 미안해요, 페더러. 당신이 위대한 챔피언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중 한 명이에요.]

지난해 윔블던 결승. 조코비치에 밀려 준우승하고 흘렸던 한자락 눈물.

[윤영길 교수/한국체대 체육학과·스포츠심리학 전공 : 울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저 선수 참 약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힘이 들었을까, 정말로 저 선수 인간적이구나.]

그런데 이 남자, 한두 번 운 게 아닙니다.

지난해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에서 스위스에 사상 첫 우승을 안긴 뒤 코트에 엎드려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03년 윔블던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했을 때도 펑펑 울었습니다.

[로저 페더러/2003 윔블던 오픈 우승자 : 이 순간을 모두와 함께할 수 있어 좋습니다. 최고의 순간입니다.]

그러나 페더러, 다른 선수들도 많이 울렸습니다.

2012년 머레이는 페더러 벽을 넘지 못해 윔블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눈물을 떨궜습니다.

[앤디 머레이/2012 윔블던 오픈 준우승자 : 페더러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쌓아올린 1000승, 코너스, 렌들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승리입니다.

메이저대회 최다인 17회 우승까지. 17년간 이어온 페더러의 꾸준함을 상징합니다.

[유진선 해설위원/전 테니스 국가대표 : 황제다. 진정한 승부사다. 테니스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위대한 선수다.]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기술적 완성도, 흔들림 없는 심리.

[중계 캐스터 : 말도 안 됩니다. 믿겨지나요.]

그리고 경기와 선수에 대한 존중.

2008년 희귀병을 극복하고, 또 부진이 있을 때마다 다시 일어서면서 페더러는 롱런하고 있습니다.

1000승 속에 감춰진 227패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지는 건 낯설지만 이 또한 잘 견뎌냅니다.

[김성배 해설위원/전 테니스 국가대표 감독 : (지더라도) 상대방에게 정말 축하, 그리고 말 한마디 하나도 정말 상대방을 극찬해주는 그런 문화, 이런 것들이 페더러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닌가.]

폭발적인 힘과 빠른 방향전환이 필요한 테니스, 그래서 선수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데 라이벌 나달은 무릎 부상에 시달리지만 5살 많은 페더러는 부상이 적습니다.

[이기광 교수/국민대 체육학과·운동역학 전공 : 나달이 더 강하게 보이지만 페더러는 부드럽게 보이잖아요. 자신을 혹사시키지 않고 영리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부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

황제라 해도 언제나 이길 수 없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는 것도 배우면서, 정상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 그렇게 테니스 황제는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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