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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의 '마지막 승부'…상대 감독도, 팬들도 '울컥'

입력 2021-04-30 21:09 수정 2021-04-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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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도훈/전자랜드 감독 : 오늘인 것 같습니다. (농구 인생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결국 이 경기가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마지막이 됐습니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매각이 결정되면서 이겨야 하는 상대 감독도, 지켜보는 팬들도 먹먹했던 전자랜드의 마지막 승부를 문상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쏙쏙 꽂히는 3점슛에 상대 실수를 골로 연결하는 플레이까지.

다들 질 거라 말한 승부인데, 벼랑 끝에서 돌아오길 거듭하면서 하나 둘 기적을 꿈꿨던 팬들.

[최여울/전자랜드 팬 : (3차전·4차전 보고) 전자랜드도 할 수 있다. '감동랜드'란 생각을 했거든요. 아, 눈물 나올 것 같아요.]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부터 뛴 선수들 발은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졌고 팬들은 기도도 해 보고 포기는 말라고 응원해 보지만 끝내는 전자랜드 18년 역사의 마지막 경기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전창진/KCC 감독 : 전자랜드하고만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너무 싫어서…]

경기를 이긴 상대도 슬퍼했고 끝까지 냉정했던 감독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유도훈/전자랜드 감독 : 우리 선수들은 제가 선수 입장이어도 조금 많이 흔들렸을 텐데…참고 견뎌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03년 인천 SK를 전자랜드가 인수하면서 시작된 역사.

우승은 한 번도 못 했지만, 열두 시즌 동안 팀을 이끈 개성 있는 감독과 똘똘 뭉쳐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로 팬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습니다.

[유도훈/전자랜드 감독 : 대헌아, 오늘 네가 한 번 하는 거야!]

어떤 이에겐 단순히 좋아하는 팀을 넘어 보약이고, 희망이었던 전자랜드.

[홍정미/전자랜드 팬 : 농구장 문을 여는 순간, 힘들게 살아왔던 게 싹 풀리면서…전자랜드는 보약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다섯 살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어 귀로 농구를 볼 수 밖에 없었던 김민석 씨에게도 힘이 됐습니다.

[이영숙/전자랜드 팬 : 저희 아이가 전자랜드 농구가 희망이고…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도 사경을 헤맬 때도 농구 이야기를 해주면 반응이 제일 빨리 왔어요.]

인천 지역번호 '032'와 이름이 같은 통산 오백예순다섯 경기를 전자랜드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주장 정영삼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정영삼/전자랜드 주장 : 제가 원래 눈물이 없는데, 처음으로 눈물을…전자랜드를 끝까지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팬 여러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구단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라, 전자랜드란 이름은 사라지지만 이게 끝은 아닙니다.

[이영숙/전자랜드 팬 : 영원히 가슴 속에 전자랜드가 남아있는 걸로…]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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