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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폭력' 선 긋는 미국…한국은 '테러' 규정, 왜?

입력 2015-03-09 19:26 수정 2015-03-0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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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리퍼트 미국 대사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오늘(9일) 정치부회의는 대통령 병문안의 의미와 정치권의 여야 종북논쟁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여당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귀국하자마자 리퍼트 병문안

중동 순방을 마치고 오늘 오전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곧장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병문안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빨리 쾌차해서 한미양국의 발전을 위해 영원히 같이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 "종북숙주" "종북몰이"

리퍼트 대사의 피습을 여야가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종북좌파들의 시도'라든가 '종북숙주를 참회하라'는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4월 보궐선거 앞두고 '종북 이슈'를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내일 '입 여는' 김영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김영란법에 대해 내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주 JTBC와의 통화에서 "예측했던 법은 아니다" 이런 말을 한 바 있습니다.

+++

[앵커]

중동순방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오전 10시에 성남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곧장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해 마크 리퍼트 미 대사를 만났습니다.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성대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인데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도 2006년 비슷한 일을 당해 수술을 받았는데 리퍼트 대사도 같은 일을 당해 더 가슴이 아팠다며 얘기했습니다. 또, 한미관계의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 이런 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원보 기자 : 대통령이 귀국 직후 저렇게 병원으로 간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잖아요. 그만큼 이번 사안이 매우 위중하단 점, 한미동맹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저런 행보를 한 것 같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의 병문안 얘기는 잠시 뒤에 자세히 하고, 여의도에서 '종북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종북숙주'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던데, 아직 수사팀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의도에서 일고 있는 종북 논란 먼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테러. 피의자 김기종의 범행 이후 우리 정치권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테러의 행위, 다시 말해 '테러리즘'은 사전적으로 위협과 폭력의 수단을 사용한다는 포괄적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김기종의 행위도 테러리즘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치외교적 범주에서 흔히 쓰는 테러리즘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행하는 폭력을 뜻합니다. 그래서 김기종의 천인공노할 범죄를 테러라고 규정짓기엔 아직 이릅니다.

그럼에도 정치권, 특히 여당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진태/새누리당 의원 (9일, CBS 박재홍이 뉴스쇼) : 테러하고 폭력이 뭐가 다른 거예요? 저는 법을 몇십 년 공부를 했지만 모르겠고요. 칼을 가지고 가서 대사를 찔렀는데 테러죠.]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리퍼트 대사를 비롯해 미국 정부는 아직 단 한 번도 '테러'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가해를 뜻하는 'assault'나 공격의 'attack' 폭력을 의미하는 'violence'를 가치중립적으로 사용합니다.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규정부터 한 우리 정치권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김무성/새누리당 대표 (지난 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 오늘 아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는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입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어제 리퍼트 대사를 찾아 위로를 전달하고, 탄탄한 한미동맹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을 다시 한 번 이렇게 정의합니다.

[김무성/새누리당 대표 (8일, 리퍼트 미 대사 병문안) : 종북좌파들이 한미 동맹관계를 깨려고 이런 일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한미관계, 동맹관계가 더욱 굳건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종북좌파들. 이 한마디로 집권여당이 이번 사건을 김 씨의 단독범행이 아니라 배후와 공범이 있는 사건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북한과의 밀접한 관계라고 단정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테러라는 용어를 일찌감치 사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야당의 책임론까지 제기했습니다.

[박대출/새누리당 대변인 (새누리당 현안관련 브리핑) : 김씨가 어엿한 시민 운동가로 행세한 데는 야당 의원들과의 교류가 한몫했습니다.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종북 숙주에 대한 참회록을 쓸 때입니다.]

자, 다시 정리해보죠. 이번 사건은 그 누가 봐도 피의자 김기종이 저지른 만행입니다. 어떤 혐의가 적용될지 모르겠지만 중차대한 범죄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조직적 범죄라고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걸 테러라고 확대해석하기엔 아직 이르고, 종북세력이 배후에 있다고 말하기에도 아직 수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특히 야당이 종북숙주를 키웠다고 몰아가기엔, 인과성이 떨어져보입니다. 심지어 야당의 대표도 기준 없이 테러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의 이런 상황판단이 오히려 대미외교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너무 정쟁의 도구로만 악용하는 것은 아닌지, 4.29 보궐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종북론에 집중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늘 기사는 <종북논란 쟁점화하는="" 새누리당="">이라는 제목으로 정작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번 사건을 다루는 미국과 달리, 왜 새누리당은 테러와 종북에 매몰돼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Q. 박 대통령, 리퍼트와 10여분 환담

Q. 미국서 '테러'는 응징의 대상

Q. 미국은 테러 대신 리퍼트 '폭력'

Q. 서청원 "종북 철저히 관리해야"

Q. '피의자 김기종' 적용 혐의는?

Q. 김기종에 국보법 적용 여부 관심

Q. 리퍼트 이르면 내일 오후쯤 퇴원

Q. 리퍼트 병상서 '두 개의 한국' 읽어

Q. 70대, 개고기 들고 리퍼트 찾기도

Q. 리퍼트 쾌유 기원 부채춤까지 등장

[앵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배후세력이 있는 테러인지 종북인지 등등인데, 수사과정을 통해 따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피의자 김기종에 대한 수사는 철저히 이뤄질 테고, 결과가 나오면 그때 판단할 문제입니다. 일단 리퍼트 대사처럼 '냉정함'과 '평정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미국은 '폭력',="" 한국은="" '테러'="" 왜?=""> 이런 제목으로 정부와 여당이 '테러'를 내세우는 이유를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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