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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고물 가격 급락…한파 속 취약 계층에 '칼바람'

입력 2016-02-01 08:53 수정 2016-02-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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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운 겨울에도 생활비를 벌려면 폐지를 주우러 가야하는 분들 계십니다. 그런데 폐지값이 최근 크게 떨어져서 사정이 더 어렵게 됐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든 일곱 살 김효노 할머니가 고갯길을 느리게 걸어 올라갑니다.

허리 굽은 할머니는 빈 손수레 하나를 끄는 것도 힘듭니다.

그래도 아침 일찍 나서 폐지를 주워야 겨우 하루 먹고 살 벌이가 가능합니다.

더러운 박스도 주워야하고 폐지를 줍는 다른 사람에게 핀잔을 듣고 쫓겨나기도 합니다.

[도대체 아줌마 사람이야? 빨리 가요.]

이렇게 할머니가 폐지를 모아 하루에 버는 돈은 3200원, 한 달에 10만 원이 채 안됩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노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합해도, 월세 내고 나면 생활은 빠듯합니다.

[김효노 할머니 : 발 디디면 내 살점 같지가 않아요. 이쪽 발은 피가 안 통하는지…아무리 따뜻한 데 들어가도…]

폐지를 주워 생계 꾸리는 노인은 전국에 약 175만 명.

월평균 수입은 10~20만 원 선인데, 이조차 계속 줄고 있습니다.

5년 전 kg당 200원이던 폐지 값이 최근에 kg당 50원까지 떨어졌고 페트병, 유리병 값도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중국산 폐품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데다 정부가 고물상에 주던 세액 공제 혜택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고물상 주인 : 가격이 안 되니까 가져와도 예전만큼 돈을 못 가져가니까…1톤 싣고 와봐야 저희 내리는 인건비도 안 나와요.]

폐지 줍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올 겨울 더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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